혓바늘의 힘

사소한 것은 사소하게

by 숲속의조르바

아무리 건장하고 튼튼한 사람이라 해도 혓바늘이 돋는다면 여간 거슬리고 아픈 것이 아니다.


자라면서 여기저기 베여 꿰매보기도 하고, 팔과 다리가 부러져보기도 했고, 생겨난 종양 때문에 며칠 입원해서 살을 째고 떼내는 수술을 받은 적도 있다.


순간의 고통은 이것들이 훨씬 컸지만 아물어 가는 동안은 고통이 감소하고 불편한 정도였지 내내 아프거나 불쾌한 정도는 아니었던 듯하다. 그런데 혓바늘은 낫는 내내 온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꽤나 따끔하고 쓰라린 고통을 준다.


주차한 내 차에 누군가 남기고 간 문콕 자국을 보다가 혓바늘이 생각났다.


차를 볼 때마다 불쑥, 운전을 하다가 불쑥 혓바늘처럼 신경 쓰이고 짜증이 났다.


혓바늘이 생긴 부위를 신체 면적으로 본다면 아마 0.01%도 안 될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0.01%가 멀쩡한 99.99% 를 잊게 하는 것이다. 혓바늘의 힘이다.


어쩌면 우리는 사람을 볼 때도, 과일을 고를 때도 멀쩡한 곳보다 티끌만한 흠부터 찾아 걸러내는 지도 모른다.


문콕처럼 별것도 아닌 이런저런 혓바늘 따위들에 시달리며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흠이라면” 이라는 말보다 “전반적으로”가 관대하고 느긋한 삶을 줄 듯 하다.

억지로라도 주문을 외워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이깟 혓바늘 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