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amood Nov 06. 2022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그게 뭔데?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각각 너무나 다른 스타일



한국에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라며 마케팅에서 자주 이용하는 단어가 있다.

스칸디나비아란 기본적으로는 노르웨이ㆍ스웨덴ㆍ덴마크의 3개국을 가리킨다. 이외에 핀란드 아이슬란드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여하튼 이 3개국은 서로 언어와 민족이 유사하고 역사상으로도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이해가 쉽게 예를 들면, 한국 중국 일본 이 세 국가와 비슷한 관계이다. 이걸 하나로 뭉뚱그려서 스칸디나비아라고 하는 것이다



덴마크 인테리어 포스터 회사에서 인턴 시절,

한국과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담당했다

한국에서 북유럽 스타일,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한창 붐이었다. 회의할 때 북유럽 직원들이 나와 일본인 직원에게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한국/일본에서 어떤 거냐며 질문했었다.

화이트톤에 심플하고 자연 친화적인 거?

미니멀리즘?

모던하고 실용적인 거?

경영진들은 우리 대답을 듣더니 디자이너에게 그럼 그런 스타일로 포스터를 디자인하라고 주문했다.

읭???........ 순서가 반대로 된 듯하지만 실화다



북유럽 살며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다양한 북유럽 친구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건데

같은 동아시아라고 한국 일본 중국이 다 다르듯, 북유럽도 정말 다 다르다. 처음에 와서 스칸디나비아라고 뭉뚱그려 말했던 내가 민망할 정도다.

이제는 몇 마디 나눠보면 스웨덴 사람인지 덴마크 사람인지 아이슬란드 사람인지 구별이 갈 정도다.

간단히 말하면 스웨덴 사람들이 다른 북유럽에 비해 다혈질이고 성격이 급하고 미용에 관심이 매우 많다.

입술 보톡스를 맞았고 태닝을 하며 금발이 고르게 잘 돼있고 (애네도 금발 염색한다) 명품을 들었으면 99.9% 스웨덴 사람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다른 북유럽에 비해 사람들이 유하다. 보수적이고 개인주의가 더 심하고 미용에 관심은 있지만 물가가 비싸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그냥 보기만 해도 찬바람이 분다.

예쁘고 잘생겨서가 아니라 그들만의 분위기가 있다.


덴마크, 스웨덴 그리고 아이슬란드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뭐야?

다들 반응은 “???????”

재밌는 건 덴마크 스웨덴 사람들이 서로 엄청 기분 나빠했다. 서로 인상을 쓰며 덴마크랑 스웨덴 정말 다르지!!라고들 한다.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나라들이고 언어도 비슷함에도 다르단다. 중국 일본 한국을 하나의 스타일로 말할 수 있냐는 말에 나도 발끈하며, 야! 정말 다르지!!!!!



얼마 전 내가 좋아하는 부티크 호텔에 새로 생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콘셉트는 아시안 그중에서도 중국을 베이스로 한 음식 스타일이라고 했다.

기대를 가득 안고 갔는데 식사를 할수록 기분 나빴던 기억이 있다.

만두, 비빔밥, 가쓰오부시, 두부, 나또 등등 한국어 그리고 일본어를 버젓이 사용하면서 다 동아시아, 중국 스타일이라고 설명하더라

나는 너무 기가 막혔는데 우리 옆에 앉은 북유럽 사람들은 잘 모르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듣는 모습에, 저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며 신경이 많이 쓰였다.


설명시 편의를 위해서,  마케팅을 위해 사용하는 단어일수록 명확하고 또 정확한 설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잘 모를 거야, 대충 느낌만 설명하면 되지 등등 너무 단순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소비자들은 매우 똑똑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 레스토랑이든 제품이든 대중에 기억에 긍정적으로 남을 거다.


방문했던 고급 파인 레스토랑과 인테리어 포스터 회사 모두 그 이후 나의 관심 리스트에서 사라졌을 뿐 아니라 sns 또는 주변 사람들 그 어디에서도 소식을 듣지 못했다.



가까이 있어서 비슷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나라들과 그들의 스타일,

당연히 먼 나라보단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각각 나라마다 특징이 다른 게 참 재밌고 또 그래서 여행을 하고 싶은 거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핼러윈? 그거 미국 문화잖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