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amood Jan 05. 2023

덴마크 파인다이닝 체험

울화통 터지는 노르딕 퀴진 후기



코펜하겐 동쪽에 audo라는 하이브리드 디자인 호텔이 있다.

디자인만 봐도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모던하고 심플, 컬러도 너무 예쁘고 꼭 가고 싶은 곳이었다.

그 와중에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이 프리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가는 디너코스 1인당 약 50만 원 상당이나 프리오픈 이벤트로 일부인 9코스를 약 15만 원에 예약에 성공했다

누구보다 관심 있던 장소였기에 너무 기대가 되었다



도착한 레스토랑은 역시나 인테리어 너무 예쁘고 분위기도 좋았다. 테이블 간격도 매우 넓었으며 편안했다

메뉴 콘셉트를 보니 차이니스 스타일을 베이스로 한 노르딕퀴진 었다.

정식 오픈 전 시범운영 하는 기간이다보니 더 많이 신경쓴게 느껴졌다. 사장이 직접나와서 자리안내해주고 주문도 받으며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보기 좋았다.

코스요리와 와인페어링을 주문하니, 헤드셰프가 나와서 인사를 하고 서빙해 주는데

어? 아는 얼굴이었다

지인분이 하는 레스토랑에 있던 셰프였는데 여기서 헤드셰프로 만날 줄이야!

이제야 콘셉트가 이해가 됐다. 그의 와이프는 중국여자로, 그녀가 영향을 많이 끼친 거 같다.


코스가 시작되었다.

메뉴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점점 듣기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차이니스 스타일이라면서

미소, 사시미 그리고 덤플링도 아니고 정확하게 만두, 비빔밥 스타일이라고 설명을 하는 것이다.

미소, 사시미는 일본이고 만두는 아예 한국어고, 하나로 다 비벼서 먹으라는 건 비빔밥 아닌가? 이걸 다 차이니스 스타일이라고 하는 게 점점 기분이 나빠졌다.

우릴 바보로 아는 건가?


옆 테이블을 봤다. 덴마크 노부부였는데, 셰프의 설명에 차이니스 스타일이냐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북유럽에서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겠지..

많은 생각이 스쳤다

한국에서도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라고 가구부터 노르딕퀴진 등등 이야기하는데 살아보면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고 덴마크 심지어 아이슬란드, 핀란드까지 북유럽만 해도 다 다르다. 특징도 뚜렷하고 그걸 하나로 스칸디나비아로 퉁 저버리기엔 성의가 없는 것 같다.


디저트까지 끝나는 동안 나와 남편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갔다.

과연 얼마나 자료 조사를 하고 메뉴를 짜고 또 고객들에게 설명하는 것일까?

심지어 파인다이닝에서 이건 모른다고 하기엔 그냥 성의가 없어 보였고 고객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던가

너무 실망했다

이거 하나로 노르딕퀴진을 평가하기엔 섣부르지만

나에겐 이 경험 하나로도 별거 없다.

이 어마어마한 장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영향력을 끼쳤겠는가,

컨펌해서 나온 결과물이 이 정도라니.


내가 다른 테이블사람들에게 가서 이건 차이니스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이 레스토랑은 다신 안 갈 거고,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호텔에도 실망했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똑똑하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유튜브 브이로그 링크 : 

https://youtu.be/SyU16Djabic

매거진의 이전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그게 뭔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