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namood Feb 23. 2023

북유럽에도 K-POP 난리!

문화의 힘, 블랙핑크 월드 투어 콘서트


전세계적으로 케이팝 인기가 매우 대단하다.

미국과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큰 건 알았는데 유럽.. 특히 북유럽은 어떨까?


직장 동료 중 한 친구는 케이팝에 진심인 덴마크 사람이다. 전에 한국 음식 팝업을 진행했을 때엔 3시간만에 5백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조기 종료했었다. 그때 방문한 유럽 손님들은 한국 아이돌, 드라마를 좋아한다며, 한국말도 아주 잘 구사하는 사람이 많아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코펜하겐에 블랙핑크 월드 투어가 열렸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면, 콧대 높은 북유럽 덴마크 에서 처음으로 열린 케이팝 아이돌 단독 콘서트이다.

이전까지는 독일 또는 네덜란드까지 내려갔어야했다.

북유럽에서의 콘서트는 할리우드 유명 가수 또는 유럽가수들 뿐이었다.


나도 요즘 아이돌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블랙핑크는 좋아하기에 소식을 듣자마자 표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왠걸? 표가 풀리자마자 다 품절이 됐다.

덴마크라서 훨씬 표 구하기 쉬울줄 알았는데 나의 큰 착각이었다.

이미 케이팝에 진심인 회사 친구는 표를 구했고, 또 다른 한국 서울대에서 교환학생했던 덴마크 친구는 표를 6개나 구매했다고 한다. 여차저차 그 친구에게 남는 표를 사서 나도 그렇게 콘서트에 가게됬다.


콘서트 당일 덴마크 친구들과 기분을 내자며 공연 전에 한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한식당에도 한국 아이돌들의 사진과 뮤비,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시선을 사로 잡았다.

우리 테이블 옆에는 샤이니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사진이 있었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덴마크 친구들, 이제 20살 된 친구들이 샤이니의 멤버의 자살 등 내용을 다 알고 있고 저번 콘서트에서 아직도 그의 자리를 비워두고 노래하는 게 너무 스윗한거 같다며.. 나보다 정보에 더 빠삭했다.

방탄소년단이 군대가는거에 대한 열띤 토론과 또 5년 후에야 완전체를 다시 볼 수 있다는 둥 나는 지금 왠만한 한국 사람보다 더 진심인 외국인 친구들의 케이팝 사랑에 말문이 막혔다


조용하고 사람 몰릴 일도 없이 한적한 코펜하겐에서,

콘서트장 근처에 도착하니 그 일대 교통이 마비되어있었다.

콘서트에 못 들어가는 사람들은 밖에서 굿즈를 사려고 줄이 가득 서있었다.

공연장 입구 라인에는 앞뒤로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나이 지긋하신 덴마크 아주머니들은 소녀같이 블랙핑크 라이트 굿즈를 가슴에 꼭 앉고 차례를 기다리고 계셨고,

초딩처럼 보이는 어린 친구와 아빠가 손잡고 함께 온 모습도 보였다.

딱봐도 케이팝 덕후처럼 생긴 남자들도 수줍게 서있었다.

덴마크 생활하면서 아니 이렇게 무섭게 생기고 차갑게 생긴! 전혀 케이팝에 관심 없을 거 같은 사람들이 지금 줄서 있는게 실화야? 나는 너무 신기했다



북유럽 겨울 강 추위에 밖에서 줄을 서가며 힘들게 들어간 공연장 역시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같이 간 친구들이 굿즈를 사야한다며 나를 데리고 갔다.

나는 사실 가수 콘서트장이 처음이다. 한국가수 콘서트장에 한국인인 나를 이끌며 지휘하던 덴마크 친구들.

이 사실이 너무 웃기고 재밌고 어색하고.



콘서트내내 한국말로 나보다 가사를 더 잘 따라부르며 방방 뛰던 옆 자리 꼬마숙녀와 그녀의 아빠. 그는 처음엔 수줍게 앉아 있다가 마지막엔 같이 박수도 치고 즐기는 모습에 내가 더 뿌듯하고 즐거웠다.

케이팝엔 관심 없고 백인 우월주의 처럼 보이는 금발의 북유럽 사람들이 이렇게 한국말로 가사를 따라부르고 즐기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공연을 즐기고 난 후 단순히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쇼와 같았다며 너무 좋아하고 감동받아하던 친구들의 한껏 신난 얼굴을 잊을 수 없다.



다음 날, 콘서트에서 친구들이 선물로 사준 블랙핑크 굿즈 비니를 쓰고 일하러 갔다.

바텐더로 재밌게 바에서 동료들과 일하고 있었는데 바에 앉은 한 금발여자가 나를 자꾸 쳐다보더라.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잠시후 우연히 테라스에서 만났다.

그녀가 갑자기 "너 어제 콘서트 갔다왔나봐?" 라더라.

아차, 내 비니를 보고 알아본건가?

그녀는 자기도 다녀왔다며, 스웨덴 스톡홀름에 사는데 이 콘서트를 보려고 코펜하겐에 왔단다.



아시아에서의 케이팝 인기는 살면서 느꼈었지만,

이 멀고도 먼, 직항도 없는 덴마크에서 두 눈으로 보고 느낀 문화강국의 힘은 덴마크에서 나를 단순히 아시안이 아닌 코리안으로써 자랑스럽게 만들어줬다.


문화강국! 너무 멋있고 매력있는 단어인 것 같다. 한국도 한국사람들도 또 그것을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모두 참 멋있다.

  

유튜브 브이로그 링크 :

https://youtu.be/f9Y0Ylz3X-E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팔이피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