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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쿡남자 May 27. 2022

나에게 집중하는 나라, 영국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영국에서 산지 벌써 5년째, 처음 느낀 영국은 한국보다 시설이 낙후되어 있는 곳, 청결하지 않고, 무심한 듯한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니였다. 특히 집을 선택하는데 있어 한국의 아파트같은 곳은 찾기 힘들고 있다고해도 깔끔한 이미지보다 뭔가 한국의 오래된 빌라같은 아파트가 전부같았다. 왜 영국이 선진국이지? 라는 의문이 들었고, 한국이 더 그리웠다.


내가 영국에 처음 갔을땐 석사생이었고, 내가 다니던 학교, 같은 과에 한국남자 학생이 한명 더 있었다. 그친구와 난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고, 주말에 같이 술도 마시고 클럽도 갔었다. 그 친구는 나보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옷부터 신발까지 블링블링했다. 그에 반해, 난 그냥 평범했다. 한국의 기준으로 평범했다. 

주말, 밤에 둘이 걸어다니면 시선이 둘에게 집중되었고, 남녀 모두 우리에게 패션에 대해 언급했다. 그냥 단순한 칭찬이지만 그게 영국에 사는 사람들기준에서는 지나친 패션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평소에는 영국의 사람들은 패션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패션감각이 없는 건 아니다. 파티에 따라 옷을 맞춰서 잘 입고, 특히 공식적인 파티나 행사에는 정장과 과감한 드레스로 멋을 뽑낸다. 다만 평소에, 학생으로 말하자면 학교에 다닐때는 평범하다. 티셔츠 하나에 청바지, 그리고 매일 같은 옷을 입기도 한다. 


한국사람으로서 처음에는 내 자신이 뿌듯했다. 난 참 옷을 잘 입어.. 외모도 신경쓰고 내 관리를 잘해.. 라는 식으로 나를 칭찬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자신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도 내 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없었고, 그들은 외모가 아닌 관심사, 지식, 학습, 취미 등 인간 본연의 모습에 관심이 있었다. 나에게 어떤 취미가 있고, 어떤 운동을 좋아하는지, 또 음식과 여행에 대해서 묻고, 한국과 영국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때 알았다. 외모나 겉모습은 나만 생각했던 나만의 것이었구나. 아무런 의미없는...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겉모습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버리고 남의 시선이 아닌 나 스스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옷도 멋있는 옷이 아닌 오늘 내가 편한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영국문화 속에 들어 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떤 옷을 입어도 이방인의 느낌이 들었다면 지금은 영국문화에 잘 스며든 영국에 사는 한 사람이 되었다. 

이런 과정속에서 나에 대한 애정이 커졌고, 욕심이나 시기 질투와 같은 부정적인 인식도 사라졌다. 지금은 온통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

오늘은 어떤 공부를 해야하고,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할지가 더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상대방에 대한 편견, 그로 인한 무시나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게 되었다.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존중하게 되었다. 얼굴의 미모나, 옷으로 판단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었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첫인상으로 판단하면 안된다. 차가운 듯한 영국의 사람들, 노후화된 건물들 등을 한국의 기준으로 보면 안된다. 차가운 사람들의 이미지는 남에게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나온것이고, 노후화된 건물과 시설은 자연을 생각하고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지키려는 노력 그 자체이다. 다른 나라의 시선보다 영국 스스로 역사와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고집이 있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고, 삶에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너무나 망므이 편하다. 남의 시선보다 나를 위해 살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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