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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움직이기 Oct 24. 2024

그래서, 실크로드 - 춤, 마흔, 우즈베키스탄

여행에세이를 가장한 춤 이야기

이제 정말 곧, 책이 세상에 나올 것 같습니다. 편집장님께서 출판사에 무사히 잘 도착한 제 책의 얼굴을 사진찍어 보내주셨습니다.

씽크스마트 출판, 김무영 편집장님: 진영선생님이 처음 투고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성장하신 게 느껴져요. 그때와 지금 달라지신 것도요. 출간까지 잘 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 2월 초중순에서 3월 초까지 여행을 다녀왔고, 이후부터 글을 쏟아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매우 거칠고 가볍게, 나오는대로 적어내려갔습니다. 초고를 작년 5월 말, 6월 초까지 대략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이후 원고수정작업을 틈틈이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1일부터 출판사에 투고를 하기 시작했고요. 지속되는 낙방에 책출간은 저와 인연이 없는가보다 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월 말 드디어 씽크스마트 출판 김무영 편집장님과 소중한 인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편집장님과 처음 연락이 되었을 때, 진짜 꿈인 줄 알았습니다. 속으로 덜덜 떨면서 어찌저찌 전화통화를 간신히 이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참 운좋게도 3월에는 씽크스마트 출판의 계간지 <문예잡지 평 6호>에 짧은 글의 입봉작을 싣게 되었고요. 그리고 이렇게 이제 첫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이시자, 글쓰기 고수이시자, 글쓰기 선생님이신 편집장님의 섬세하고도 날카로우며, 부드럽고 깊으면서도 철통같은 안목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다 헤아려서 글로 적을수가 없습니다. 제가 거칠고 산만하게 써놓은 글에서 저 스스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핵심과 단서를 간파하시고는 쏙 건져주시기도 하셨고, 제가 중구난방 갈 곳을 잃고 헛짓을 할 때에는 길을 안내해주시기도 하셨고, 막다른 길에 꽉 막혀서 어쩌지도 못하고 있을 때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영감과 자극으로 저를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끌고 가셨습니다. 목덜미가 잡혀서 들어올려지는 기분이랄까요. 아무튼 편집장님께서 피드백해주실 때에 망치로 머리를 한 대씩 맞는 것 같은 충격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편집장님께서 깊고 날카로운 눈으로 세세하게 봐주시지 않았다면, 분명 출간까지 이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껏 출간의 모든 과정 속에서 저의 가장 큰 영감이 되어주셨습니다. 예전에는 편집자님들의 노고를 정말 미처 몰랐습니다. 책의 저자들이 편집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꼭 빼놓지 않는 것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 이제는 그 이유를 충분히 뼈로 알고 또 압니다. 하나의 책이 나오기까지 가슴 떨며 가장 바쁘게 움직이시는 분들이시거든요. 저 보다도 더 많이 진실하게 움직여주셨던 씽크스마트 출판 김무영 편집장님께 정말 깊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곧 책을 만나게 됩니다. 11월초부터는 (뭔가 쑥쓰럽고 많이 울렁거리지만;) 북토크. 아니 일명 작은 다과회(마음이 훨씬 편해집니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일정이 나오면 또 글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실크로드>
춤, 마흔, 우즈베키스탄


p 196. 나가는 글
내 몸의 진동과 울림을 따라


… 춤을 추는 지금 여기, 그 은밀하고도 풍요로운 세계 속에서 나는 깊고 은밀한 만족감과 충만감에 잠긴다. 나는 돌처럼 진실하게 나 자신이 되고, 새로워지며 확장된다. 그렇게 춤도 새로워지고 확장되어간다. 그럼 나는 드디어 정말 사는 것 같다고, 이제야 숨통이 트여서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과정의 반복 속에서 내 속 깊은 곳에 우뚝 있는 진실을 선물처럼 마주한다. 춤을 추는 것으로써 춤을 좋아하는 마음을 재확인한다. 그럼 그렇게 또 계속 춤추고 싶어진다. 이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겉 표면의 파도는 흐르고 지나가도 깊은 속은 그대로 있다.…
 
 
… 춤에 대해, 마흔에 대해 인정받고, 안정되어야 한다는 허구적 형상과 모양을 내려놓았다. 집착과 착각을 벗어던졌다. 이제 그게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나는 무용으로 큰 ‘이름’을 떨치지도 못했고, 마흔이지만 여전히 ‘안정’적이지도 못하다. 하지만 괜찮다. 사람의 인정을 받든 말든,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모양이 그럴싸하든 말든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는다. 진실을 알았고, 그 진실을 받아들여서 그래서 비로소 다른 의미의 ‘안정’을 찾았다. 그렇게 삶도, 춤도 달라졌다. 그리고 달라져가고 있다. 계속 춤을 추고 삶을 살아가고 움직이고 나아갈 뿐이다.
 
이제는 삶이 펼쳐지는 속에서, 현상의 혼재와 불확실성 속에서, 내 생각으로 분별하고 구분 짓고 그것에 집착하며 얽매이는 것을 그만두려고. 오히려 그저 내맡기고 내던지려고. 그 속에서 그저 진실하게 나 자신이 되려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다. 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진실하고 용기 있는 몸짓, 이 여정을 지속하고 싶다. 멈추고 싶지 않다. 움직여야 나는 산다. 내 몸의 진동과 울림을 따라서.


그래서, 실크로드 / 춤, 마흔, 우즈베키스탄/ 박진영 지음 /씽크스마트 출판
그래서, 실크로드 / 춤, 마흔, 우즈베키스탄/ 박진영 지음 /씽크스마트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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