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라면 새빨간 거짓말이네
- 안창호 -
책 쓰기의 매력은 ‘기록성’이다. 우리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갖고 싶고,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소망이 있다.
나는 지역도서관에서 《전미애 따라 무료출판》 책 2권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해서 제주 한달살이 체험을 콘텐츠로 원고를 만들었다. 책 만들기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 ‘부크크’에서 종이책 《제주, 어떻게 살았니껴?》를 ‘무료출판’할 수 있었다.
작가의 시간과 의지가 소요된다면 제작비의 부담은 극소화가 가능하니 무료이고 POD(Publish on demand, 주문형 도서) 출판 방식이다.
이러한 무료 출판 방법을 한 번 배우면 원하는 책을 마음껏 출판할 수 있으며 평생 즐기는 좋은 취미인 동시에 인세 수입도 기대할 수 있어 널리 알리고 싶었다.
마침, 수성 구립 용학도서관 독서문화행사 ‘용학이네 사람책방’에 사람 책이 되어 이번 경험을 도서관 이용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나도 책 쓰고, 무료 출판할 수 있을까.”란 제목으로 강사 신청을 했다.
강의 날, 내 경험을 토대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만드는지가 관건인 것 같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작품을 그냥 대충하는 사람은 없다고 믿는다. 무료 출판을 원한다면 돈보다 귀한 ‘노동력과 인내심’을 요구해야 한다.
출판사 ‘부크크’에 다 완성된 책을 한 권 주문하여 인쇄된 책을 보면서 오탈자나 수정할 것이 없는지 최종 확인을 했다. 5,000원을 주고 PDF 원고 파일을 한번 교체하고 예스 24, 교보문고 등 외부 정식 판매를 신청했다.” 라고.
강의 끝, 질의응답 시간에 맨 앞에 앉아 듣던 어르신 한 분이 얼굴을 붉히고 “아니 그라면 무료 출판이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네”라고 언성을 높였다. 순간 나는 모래시계 모래 알갱이 떨어지듯 다리 힘이 빠지고 당황했지만, 강의 제목에서 오해를 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소통이 부족한 내 실수를 바로 인정하고 말씀드렸다.
무료 출판 POD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출판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 교체, 표지 제작, 윤문 등 같은 부가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출판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며, 필수적인 비용은 아니다.
따라서, 강의 제목이 돈 안 드는 출판이라 할지라도, 이는 기본적인 출판 프로세스를 의미하는 것이며, 개인적인 선택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이와 별개라고 명확하게 재차 설명하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자칫 내가 거짓말쟁이로 몰릴뻔한 아찔한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