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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동생이 말했다.
형
우리 반 어떤 친구가
내 욕을 했어.
그걸 어떻게 알았니?
그 친구가
나 말고도
주변 친구들
뒷담화를 많이 해서
들은 것만 수십 가지야.
나도 걔가 싫었는데
그렇게 뒷 욕을 들으니
더 기분이 나쁘더라고.
형은 웃으며 말했다.
동생아
옛날에 한 선배가
딱 그랬는데
결국 알 사람은 다 알더라.
그 친구는 벌을 받겠지?
형을
이유 없이 괴롭히던
한 친구는
범죄자 잡는 검사가 되었고
시기심이 강해
늘 분탕질을 조장했던
한 후배는
초고속 승진을 했대.
군대에서
후임들의 몸을 주물렀던
한 선임은
밤 문화 사업에 성공했다나 뭐래나.
밤 문화가 뭐야?
동생은 혼란스러워했다.
잡아먹히지 않을 정도로만
착하고
정직하면
언젠가
그들이 부끄러워
사과를 하겠지.
형이
먼저
사과를 요구하면
되잖아.
하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사과할 일이
있을 수 있는걸.
매일같이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교환하다 보면
필요한 인연이 생기거나 남을 거야.
물론 그건 각자가
좋은 사람이어서는 아닐 테고.
말 그대로
서로에게
필요한 인연인 거지.
동생은
형의 말을 듣다 말고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사과할 일이
생겼다며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