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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현 Dec 30. 2020

내 시간들에 의미 부여해주기

항상 고민이 많은 현대사회 대학생들


나는 전형적인 현대사회의 대학생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공부를 하든, 동아리나 대외활동을 하든 무언가를 하지 않고 가만히 쉬기만 하면 불안하다. 동아리 활동이 끝나면 그 다음 동아리를 찾아 나서고, 대외 활동이 끝나면 또 다른 활동을 찾는다. 마치 활동을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이 겹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바빠지기도 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 안에 보다 많은 일들을 해결하려고 하루에 잠자는 시간을 2~3시간으로 줄일 때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나를 혹사시킨 순간들에 몸은 피곤했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는 크게 받지 않은 적이 많았다. 


나름 알찬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나에게 하루는 부모님이 충고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그래도 이제 3학년인데 필요한 자격증 공부도 좀 하고 활동도 효율적으로 하는게 좋지 않겠니?" 이 말을 들은 나는 잠시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지금까지 나는 '뭐든지 열심히 하면 그게 언젠가는 나에게 도움이 되겠지'라는 신념을 가지고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해서 정말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순간 순간 내가 해보고 싶다고 끌림을 느낀 일은 꼭 도전해 보았다. 


나는 다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금까지의 그 시간들이 정말 나에게 불필요한 시간들이었을까?" 가장 먼저 나의 대학교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1학기까지 1년 동안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발표 동아리 활동이 떠올랐다. 내가 이 동아리에 시간 투자를 할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어떤 이들은 “무슨 동아리에 그렇게 까지 노력을 하고 시간 투자를 하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내가 스펙을 쌓기 위해 그렇게 시간을 쪼개며 노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둘 다 틀렸다. 나는 이 동아리를 통해 얻는 경험들 때문에 그만큼 시간을 투자하고 집착했던 것이다. 내가 1년 동안 발표동아리를 하면서 얻은 것은 꽤 많았다. 활동적인 나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 주기도 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아직까지도 이어지는 소중한 인연을 남겨 주기도 했다. 또 여러가지 소재를 발표로 풀어내면서 다양한 형식의 발표를 해보는 경험도 안겨주었다. 피피티를 만드는 기술, 발표를 잘 하는 스킬과 같이 학술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도 배울 수 있는게 참 많은 활동이었다. 


이 발표 동아리 외의 활동들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직접적인 스펙과 연결되는 활동도 있고 때로는 나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 활동들도 있었다. 3학년이 되고 4학년이 되고 점점 취업 전선에 다가가면서 물론 현실적인 고민을 더 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고민만 해도 충분히 삭막한데 과거에 내가 보냈던 시간들까지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리면 정말 한없이 무기력해 질 것만 같다. 그리고는 스스로에게 다시 대답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정을 갖자"라고. 


최근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여러분의 현재 가장 큰 관심사 또는 고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올린 적이 있다. 이 스토리에 답장을 남겨준 사람들 중 90%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었다.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부터 당장 어떤 계획을 세워서 그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답장을 남긴 사람들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 막막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무언가를 하고 있거나 여태까지 열심히 노력을 해왔음에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지금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아마 대부분 현대 사회의 청년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정해진 길을 따라 열심히 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는 몰라도 그 길을 따라 뛰고 있는 나는 이 길의 목적지는 어디일지, 또는 새로운 길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때로는 두 발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도 스스로가 잘 뛰고 있는지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보내는 시간이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든 결코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도 이 생각을 계속 되새기며 내가 보내고 있는 모든 시간들에 가치를 부여해 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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