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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러 우떼 Jul 20. 2023

00. 자, 이제 떠나요!

프롤로그 | 아는 건 개뿔도 없지만,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최근 3개월 동안 내게 일어난 삶의 변화들 중 습관처럼 굳어져가는 것들이 있다. 1) 아침 달리기  2) 저녁 독서 하루의 시작과 끝에 해야할 일이 식사와 양치질 외에 한 가지씩 추가 되었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주어진 매일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일상 속 작은 고민들이 사라져 좋았다. "다음 날 뛰면서 생각해보지 뭐, 이따가 책 읽으면서 정리해보지 뭐" 하고 고이 접어두기 때문이다. 접혀진 걱정들 가운데 중요하지 않았던 대다수의 고민들은 알아서 사라지기 마련이고, 혹 저녁이 될 때까지 그리고 아침이 오기까지 머릿 속에 남은 생각들은, 뛰면서 되내이고 읽으면서 넘기다보면 어느 새 한 켠에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있다. 아무튼, 일상의 새로운 루틴이 생기니 고민들이 걱정으로 남지 않고, 잡념과 생각으로 나눠져 사라지거나 혹은 남을 것만 남아 퍽 기분 좋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한 변화들 가운데, 재밌는 몰입으로 생각의 꼬리를 물게하는 유일한 모임이 하나 있는데, 바로 "허슬클럽"이다. 2주에 한번씩 참여하고 있는 이 모임은, 현재 스타트업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로 불리우는 이슈나 빠른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들 중 1곳을 선정해서 각자 자료 조사를 통해 분석을 진행한 후, 목요일 저녁 함께 모여 한명씩 발표를 진행하고, 사업개발자의 시각으로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다수의 MBA에서 진행하는 케이스 스터디 메소드의 형태이지만, 2~3시간 가량 밀도있게 진행되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된다. 해당 기업의 구성원으로 신사업 전략을 세워 의사 결정권자에게 전달한다면, 또 투자자나 VC 심사역을 설득하여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무엇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WHY SO, SO WHAT을 왜 그렇죠?, 그래서 뭐죠? 생각과 생각을 주고 받는다. 그렇게 핑퐁 랠리가 이어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와 마주하기도 하는데 종국엔 껍데기를 벗겨내고 가지들은 다 쳐지고, 알맹이만 뿌리만 남아 우리만의 핵심이 결론으로 맺어진다.


우리가 만들어낸 알맹이 또한 새로운 가설이기에 비단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때마다 내 주변의 일상을 관찰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를 지속할 수 있어서 나에겐 그 의미가 깊다. (사실 너무 재밌다.)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을 느끼며,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에서 살고있는 것 같은 앙트러프러너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사회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여정을 쭉 따라 올라가다보면 동시대의 사람들에게서 낯섬을 느끼기도 하고, 살짝 지겹게 느껴졌던 주변의 풍경들이 새로와 보이기도 한다. 마치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말이다. 타국에서 타인의 일상으로 들어가는 생경한 느낌으로 케이스 스터디에 몰입하고 나면, 고생 끝에 밀려오는 즐거움으로 내면의 에너지가 샘물처럼 차오른다. 때마다 다양한 사례를 간접적으로 깊이 체험하니, 확실히 이전보다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시야가 트여진 기분이다. 그래서 이 여행을 보다 확장해서 80일간 진행해 보려고 한다. 프로젝트명은 The Business Traveler, 목적은 비즈니스 모델 탐구를 위한 세계여행이다.


출발점은 대한민국, 서울이다.

매일 아침에 러닝 후 1곳 여력이 되면 2곳의 기업을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방문하고, 매일 저녁에 독서 후 아침에 방문했던 기업에 관하여 느낀 바와 분석이 담긴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가급적이면 5대양 6대주에서 고루 머물며 다양한 나라의 여러 스타트업을 만나고 오고 싶은데, 이 여행은 일단 무계획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몇개의 기업을 만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매일 새로운 나라에 낯선 기업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떠나기 전 공항이 늘 그러하듯 말이다. 일단 첫 목적지는 중국으로 정했다. 당장 내일은, 바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뜨겁고 재밌게 도전하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인지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곳을 쏙쏙 골라 방문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오늘 저녁 독서 이후에는 짐을 쌀 예정인데, 일단은 80일동안 80개의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루트는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를 거쳐 남아메리카 마지막으로 북아메리카로 갈 예정인데 대륙별로 방문하고 싶은 국가를 추려보려고 한다. 다만, "여행하고 싶은 기업"은 당일 아침 러닝하면서 정하기로 했다. 자, 이제 시작이다. 떠나요, 중국으로!


자 오늘 떠나요, 공항으로!


♬ 볼빨간 사춘기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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