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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러 우떼 Jul 23. 2023

01. 맹모마음 사로잡기

중국, 베이징 | 줘예방(Zuoyebang)

첫 여행국가로 중국을 골랐다. 어릴 적 부모님과 처음으로 갔던 해외여행이 북경이었기도 하고, 이후에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현지 차이나 마켓과 중식당이 얼개를 이룬 그들의 커뮤니티가 아니었으면 생존이 불가했었기에, 전 세계 곳곳 모든 도심에서 마주하는 그들의 비즈니스 방식을 경험하다 보니 현재 수도 베이징에서 활동 중인 신생 기업들이 궁금했다. 유니콘 탄생률이 높은 G2 경제대국이기도 하고 (그래서 여행시작은 중국으로, 마무리는 미국으로 할 예정)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이젠 없어선 안될 너무나 친숙한 알리바바와 틱톡이 글로벌 유저를 사로잡고 있으니 처음엔 플랫폼 베이스의 커머스 분야 활동기업을 찾아볼까 했다. 그러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으로 촉발된 대학입시 문제와 온라인 사교육 시장과 스타강사에까지 번진 논쟁이 있자, 중국 또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국가라는 점이 불현듯 떠올랐다.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중국인 친구와 훠궈집에서 타이거 맘으로 불리는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수능이라는 입시라는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는 교육환경과 관련해서 큰 공감을 형성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에티오피아는 수능과 같은 국가고사 시험으로 문제지 유출 방지를 위하여, 통신 네트워크를 제한해 버렸던 시기였다. 인터넷을 3-4일간 통제해버려서 이메일은 물론 vpn을 통과해 업무를 진행해야 했던 우리는 기본적인 사무업무도 할 수가 없어 너무나 불편했다. 실은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강제 sns 디톡스 당했던 시기여서 더 답답했던 날들이었다, 대신 책도 읽고 운동도 할 수 있었지만, 무튼 타국의 입시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큰가 싶다가도, 서로의 지나간 수험생 시기에 대해 얘기하며 극도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치열한 경쟁과 억누르는 부담감을 경험하며, 학생으로서 대학진학이 가진 의미가 유달리 남다른 중국과 한국에 대해 흥미롭게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듀테크 분야의 스타트업을 탐구해보려고 한다. 수험생이 무려 천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률만큼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지출이 엄청난 커다란 시장, 사용자와 소비자의 규모가 어마한 그곳에서 어떤 비즈니스 모델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떠나본다.   

중국, 베이징

"탐구번호 01 : 줘예방"

http://www.zybang.com/

(1) 기업개요

기 업 명: 줘예방 (作业帮, Zuoyebang)

창 업 자: Hou Jianbin

사업분야: 온라인 교육, 에듀테크

설립년도: 2015년


- 타임라인

2014년 검색포털 바이두(Baidu)에서 사내벤처로 시작로 시작해 2015년 분사 후 독자설립 되어 학생들을 위한 문제풀이 무료 앱 서비스 제공하는 줘예방은,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찍으면 풀이 및 정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널리 퍼지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9년 기준으로 실사용자수 MAU 1억 달성, 중국 상위 30앱 내 유일한 온라인 교육 업체로 성장하였고, 이후 코로나로 인해 원격교육 대체가 지속되면서 정부/교사/학부모/학생 모두에게 가정용 학습도구로 안착하였다. 특히, 2020년 6월 및 12월 대규모 투자유치, 시리즈 E 투자 16억 달러(약 1조 7465억원) 이후 추가 7억 5천만달러(약 8,188억)를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 등 유명 VC 들로부터 조달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대규모 재원을 마련했다. 당시, 월 실사용자수 MAU 1억 7천만명 달성 및 기기 다운로드 8억 회, 유료고객(학습코스 이용) 1천만명 달성, 3년간 24배 성장으로 중국 내 웹기반 교육 플랫폼으로써 빠른 그로스를 보여주며, 중국 내 K12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교육 1위 기업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후, 2021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일시중단하고, 허위광고 게재 혐의 등으로 벌금이 부과되는 등 중국 정부의 사교육 규제 강화되며 어려움을 겪었고, 2022년부터 정부 규제에 대응하여 신사업으로 수강코스를 입시교육에서 교양강좌(예체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하드웨어로 수업보조 하드웨어 학습도구 개발 및 판매 진행하고 있다.


(2) 사업분석

줘예방은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제공(Making quality education accessible to all)"을 미션으로 삼아, 중국의 교육 과정에서 K-12로 불리우는 초중고 교육을 비롯하여 더 연령대가 낮은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슈퍼앱 형태의 플랫폼이다. "세계 최대규모 문제은행 확보"라는 보유자원을 통해, 정답과 문제풀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차별화된 경쟁력은 압도적 트래픽을 통해 얻는 사용자 데이터로, 그동안 앱을 통해서 무려 "430억 가지의 질문"이 수집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AI 및 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개인화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교육 콘텐츠 플랫폼 슈퍼앱으로서 시장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이다. 주된, 수익모델로는 방과 후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번에 모바일 앱 내에서 원스톱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여, "(유입)직문직답 문제풀이-(구매전환/콘텐츠)필요한 강의수강-(크로스 셀링/하드웨어)교육 기자재 구매"를 일으키고 있다.


이를 더 세부적으로 구분해 보자면, 먼저 무료 문제풀이 서비스의 경우, 핵심기능으로서 모바일 앱 내 가장 대표적인 버튼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카메라를 통해 문제를 찍으면, 이미지 분석을 통해 정답 확인부터 해설 풀이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교육과정에서 도출된 다양한 과목 내 3억 가지 이상의 질문에 응답이 가능하다. 이후 강의 및 튜터링과 같은 유료 콘텐츠를 통해, 방과 후 학습을 다방면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라이브 스트리밍 수업과 AI 기반 개인 맞춤형 강의, 숙제 사전채점, 프리미엄 VIP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다양한 수업과목 및 유명 강사를 통한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기기 판매를 내세워 '오답 프린터기, 전자단어 카드, 전자펜' 등 교육 하드웨어 제품을 통한 수입창출에 매진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학생용 소형 개인 프린터인 오답 프린트기를 판매 중이다.


(3) 향후전략

줘예방이 마주하고 있는 사업적 문제상황은, “쌍감정책”을 통한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과 학무보의 사교육비 부담, '두 가지 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에서 쌍감(雙減) 중국어로 솽젠이라고 불리는 이 정책은, 사교육 성행과 빈부격차 조장을 우려한 것이나 교육분야는 물론 투자자인 빅테크 중국 기업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고도 보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줘예방은 앞으로의 전략과제에 있어 주요한 것은, 정부 규제의 리스크를 방지하고 개인학습을 지원하는 테크기업으로서 성장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그렇기에 현재는 '숙제 도우미’라는 키워드를 통해 공교육 학습보조 기능 강조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특히, "사람을 위한 기술과 비범한 성취"를 내세워 테크기반으로 학습도구 제품과 지능형 하드웨어 출시하고 있으며 이 역시, '공교육을 우선'하며 이를 '보조'한다는 이미지를 내세워 간접적으로 사교육 기관이 아닌 교육 현대화 및 미래 과학기술(STEM)에 필요로 한 플랫폼 기반 테크 혹은 스마트 기기 생산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덧붙여 공익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해교육과 같은 CSR을 통해 교육 양극화 해소에 이바지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 또한 사교육 범주 밖에 소양교육 과목 '미술, 글쓰기, 말하기, 프로그래밍 등' 강의를 출시하고 있으며, 특히 개인 교육 기자재로서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마트기기 '태블릿,노트북,PC,학습 펜'이 외에 새로운 학습도구 '프린터' 판매로 하드웨어 판매를 추진하면서 규제가 심한 소프트웨어 콘텐츠 보다, 생산품 기반의 하드웨어 기기로 사업영역을 지속 확장해갈 것으로 예측된다.


우떼의 여행노트


"우리 모두의 숙제"


교육분야 특히나 초중고, 유치원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덕트의 경우, 구매의 권한은 학부모에게 또 이용의 방향은 자녀들에게 주어지기에, 사용자와 구매자가 나눠져있다. 먼저 제품개발은 사용자 분석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구매전환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일즈 전략과 프로덕트 디자인이 필요로 하다. 줘예방의 비즈니스 모델은, '숙제 도우미'로 시작했는데, "숙제"가 사용자와 구매자 모두에 '공통적 문제'였다는 것이 유저유입과 획득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숙제를 풀어야 하는 학생, 숙제를 검사해야 하는 부모, 나아가 숙제를 내어야 하는 교사까지 출제/공부/과정 점검 3갈래의 각기 다른 역할이 존재하지만, 모두가 느끼는 페인 포인트는 같았다. 내가 풀이한 문제가 맞는지 확인하고, 옳은 풀이를 익히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범주 안에서, 교사를 위한 교육, 아이들을 위한 교육, 학부모를 위한 교육으로 접근했다면, 페르소나에 따라 선호도는 물론 각기 다른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행동분석을 진행해 3가지 유형의 프로덕트가 다르게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숙제(시험문제)라는 아이템과 채점 및 풀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접점에서,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은 중국시장에서 모바일 앱을 통한 사진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 하나로, 많은 사용자를 저렴한 가격에 획득하고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면서도 이후 수익모델 서비스로까지 안정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맹모마음 사로잡기"


줘예방에 현재 수익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프린터이다. 사진출력 스마트폰 카메라와 함께 많이 줄어든지 오래고, 각종 영수증과 결재서류들이 전자문서로 바뀌어 불필요한 인쇄는 줄이는 환경에서 수업에 필요한 각종 교보재도 전자책, 태블릿 PC로 모바일 기기에서 읽고 필기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소형 프린터'를 새로운 스마트 기기로 내세운 건 참 아이러니하다. 그 어느 나라보다 QR 결재가 성행하는, 스마트 기기 활용도가 높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도구로서의 프린터를 택한 것이다.


옛것에서 새로움을 찾는 트렌드의 하나인 ‘뉴트로 New-tro’처럼 개인 PC와 프린터가 있었던 과거를 모르는 10대들에게는 신선하기도 하고, 학부모인 부모들에게는 익숙한 기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대신 휴대 가능할 정도로 작은 크기로 신선함을 제공해서, 과거를 재현하지만 현재의 필요로 한 학습도구로 소비를 자극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을 선택한 것은, 개인화된 AI 학습법을 통한 눈에 보이지 않는 학습효과를 추적하는 것보다 사용자가 직접 자기가 풀고 싶은 문제를 뽑을 수 있는 것에 더 즉각적이고 확실한 만족감을 제공해 줄 수 있었고  사용자와 구매자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프로덕트로 자리하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교육업체가 콘텐츠 자원이 아닌, '스마트 프린터' '스마트 데스크' 등 교육용 기기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구매자인 맹모들에게 통하는 프로덕트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함이었지만, 이는 유명강사 강의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응하여 불안이 커진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데 탁월한 대안이 되었다. 그렇기에, 소비 결정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용 기기는 학생의 특징을 고려하기보다는 앞으로도 맹모들이 생각하기에 익숙하고 대단한 기능이 투여된 프로덕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돌이켜보면 맹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학습기기, 지난 날 나도 참 많이 썼었다. 집중력 강화를 돕는다는 MC 스퀘어, 전자사전, PMP까지. 그 모든 것을 모바일 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기지만 어쩌면 지난 과거에 내가 썼던 것들을 '스마트'말로 현혹하여 '개인화'라는 형태로, 다시금 만들어낸다면 한 집에 1개는 꼭 필요하다는 제품으로, 일종의 술수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다소 우스운 아이디어도 내본다. 웹상의 밈들 중에 하나로, 요즘의 초등학생들에게 새로운 발명품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했더니 스마트폰 내 끼웠다 뺐다 하는 분리형 배터리를 제출했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교육의 핵심은 학습자에게 도움이 되는 건강한 양질의 교육 콘텐츠의 제공임을 다시금 되새겼다. 결국, 공부는 학습기기가 대신해 줄 수 없고, 부모와 교사보다 학습자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에, 앞으로 줘예방이 숙제 도우미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학습자에게 어떤 동기부여와 학습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기술과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을지, 챗GPT를 익히듯 테크는 우리를 어떻게 덜 혹은 더 공부하게 할 수 있을지 이후 나타날 새로운 학습도구들을 기대해 본다.



엄마가 제일 잘 안단다
♬ 라푼젤 OST - Mother knows best

(공부는 엄마가 대신해 줄 수 업지만, 맹모를 잘 아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은 PMF를 찾고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사용자 연령이 어릴수록 부모의 영향력도 클테고 LTV도 높아질 테니, 일부 타이거맘의 마음을 대변할 것 같은 라푼젤 노래를 골라봤다.)


참고자료(URL)


https://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30/2020063000617.html

https://www.weforum.org/organizations/zuoyebang

https://www.crunchbase.com/organization/zuoyebang/signals_and_news

https://nextbn.ggvc.com/podcast/s2-ep-27-making-freemium-work-edtech-series-china-top-learning-app-zuoyebang/

https://www.etoday.co.kr/news/view/2031231

https://www.jumpstartmag.com/chinese-edtech-startup-zuoyebang-bags-over-us1-6b/

https://www.sedaily.com/NewsView/29LO4V3EEE

http://m.economyinsig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16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0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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