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기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 몇 해 전 "채식주의자"를 읽고 난해한 부분들이 많아서 이후 작품들은 안 읽었던 터라, 이번 이수상작인 "작별하지 않는다."."소년이 온다" 등은 읽어보지 않아서 부끄럽다.(그래서 바로 주문한 사람으로 예스 24와 교보문고가 다운되는걸 직접 체험했다. 정말 처음 겪는 일이었다. 예약발송으로 기다리고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러 기사나 칼럼, 인터뷰를 보며 작가님이 펼쳐 보이고 싶었던 것은
[트라우마를 그대로 담아두어 내 안에서 부패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꺼내 펼쳐 보여 햇빛을 받고, 때론 비바람도 맞으며 그렇게 상처가 쫀득해지고 딱쟁이가 지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딱쟁이가 떨어지고 새살이 솔솔 돋아나는 과정이 삶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감히 혼자 정리해 본다.
그리고 여기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이 생각났다.
많은 분들이 여기 옆집 애기엄마한테는 꺼내놓을 수 없는 상처와 치부를 익명으로, 필명으로, 혹은 본명으로 쏟아낸다. 나 또한 sns엔 감히 꺼내 보일 수 없는 나의 다크함을 맘껏 끄적인다.
나에게' 쓰기'란, '브런치'라는 이 공간은, 운동장이다. 나의 아픔들이 뛰어 노니는 곳.
아무도 그만 뛰라고 지적하지 않아, 실컷 뛰어놀다가 힘이 들면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는 곳. 엉덩이에 묻을 흙도, 뛰다 넘어질 까임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이미 아프고, 아팠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여기저기 고추를 널고, 깻잎을 널고, 말리고 턴다. 그처럼 우리도 널고 털어야 하는 사람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소독을 하고 다시 흉이 남겨진 새살을 돋게 하기 위함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내 안에 가두고 가두어, 곰팡이가 피고 냄새가 나고 끈적거리기 전에 오늘도 말리고 털어본다.
입덧처럼, 때론 숙취처럼 올라오는 메쓰거움과 어지러움으로 짧은 시간 집중해서라도 펼쳐보기를 합니다.
그래도 하루에 한두 시간 책도 보고, 처음 해보는 아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엄마 노릇도 해보는 요즘입니다.
이런 자유시간을 온전히 다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머릿속엔 온갖 숙제들이 떠다니지만
최대한 나의 '쉼'에 집중하는 이 시간에 감사하고자 합니다.
sns나, 저의 근황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카톡 프로필을 보고 종종 연락이 옵니다.
"참,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 보기 좋다."
맞아요, 인생은 정말 멀리서 보면 누구나 다 희극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오늘 하루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 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