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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용범 Dec 11. 2023

삶이 정체된다고 여겨질 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한다


요즘은 뉴스를 잘 안 본다. 올해 읽었던 책 ‘뉴스 다이어트’ 영향이 크다. 책에서 언급하듯 한 마디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마음만 불편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한때는 뉴스를 참 꼼꼼하게 챙겼었던 나였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다 보니 특히 경제지는 꽤 오랫동안 보았던 신문이었다.


그런데 어제 재미난 짧은 영상을 하나 접했다. 자기 삶이 정체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세상에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행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격화, 여야의 갈등 속에 표류하는 법안들 등 지금도 뉴스에 나오는 대부분의 것들은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이슈들이다. 한 마디로 ‘그래서 나 더러 어쩌라고?’이다. 그러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저녁에 아버님이 지금 정기적으로 다니는 두 곳의 병원을 가까운 병원으로 몰아버리면 어떠냐고 하셨다.   거리도 멀고 가 본들 약만 처방받는 데 기다리는 시간들이 너무 불편하시다는 것이다. 의사에게 전원 요청을 하면 가능한 내용이라 다음 달 방문 때 요청할 생각이다. 또 이런 것은 어떨까? 매일 한 시간씩 걷기로 했는데 아침에 기온이 떨어져 집 밖을 나가기가 싫다. 그래도 옷을 겹겹이 껴입고 목도리에 장갑과 마스크까지 무장하니 나갈 만해졌다. 하루 중 나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 중에는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도록 하자.    


내가 갖지 못한 것에 집중한다


하루는 어머님이 돈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전해 주셨다. “이 나이 되도록 살아보니 돈은 자기가 버는 안에서 써야 마음 편하지 그 이상을 쓰는 사람은 꼭 빚을 내게 되더라. 그리고 그런 사람은 늘 어딘가 쫓기는 것 같고 당당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 듣고 보면 너무도 당연한 말씀인데 한편으로는 잊고 지내는 사실이다. 부모님은 빚을 참 꺼려 하셨다. 제법 큰 사업을 하셨고 위기도 많았지만 마지막엔 은행 당좌를 정리하고 사업을 접으셨다. 당시 은행 지점장이 밥을 사며 했던 말이라고 한다. “은행 생활을 오래 했지만 당좌계정을 낸 사업가가 부도 없이 사업을 정리하고 계정을 스스로  폐쇄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고 하신다.


주변을 보면 소비를 부추기는 화려한 광고들이 많다. SNS를 보면 나만 빼고 다 잘 사는 것 같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런 매체에 노출되다 보면 어느덧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보이는 게 진실은 아니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근로자 연 소득 중위수는 4,400만 원 수준이다. 가구 소득 중위수를 따져도 4인 가족 기준 5,324만 원이다. 과연 이런 소득으로 매체에서 보이는 화려한 소비를 한다는 건 어렵다고 봐야 한다. 요즘 물가는 좀 올랐는가. 능력이든 소득이든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조금씩 상승하는 게 필요하다. 유튜브에서 보듯 소수가 누리는 가상화폐나 주식의 성공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투자라고 보는 건 착각이다. 어려울수록 허황된 삶을 경계해야 한다.


과거나 미래에 집중한다


과거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과거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좀 딱하기도 하다. 지금 얼마나 내세울 게 없으면 과거를 두고 이야기할까 싶어서다. 나 스스로도 경계하는 대목이지만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이야기에 발동이 걸리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러고 나면 좀 허전한 것이 잠자리에 들 때 후회도 된다. 과거는 아무리 보잘것없거나 화려했더라도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러니 집중의 대상이 아니다. 보통 과거의 어느 사건을 떠올리면 긍정적인 경우가 드물다. 보통 화가 나거나 후회, 부끄러운 기억이 더 많은 것 같다.


미래도 그렇다. 이상하게도 미래를 생각하면 기대감보다는 불안이나 두려움으로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렇다. 나는 유독 과거보다는 미래를 더 걱정하는 새가슴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일이 닥치기 전에는 불안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또 그럭저럭 지나갔다. 괜히 지금이라는 귀한 시간에 전전긍긍해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아, 생각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라는 주문이 꽤 효과적이었다. 오직 현재에 집중할 일이다.


틱톡에서 자신의 삶이 정체되는 이유를 듣고서 과연 그렇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한다. 자신이 가진 것보다는 갖지 못한 것에 집중한다. 현재보다는 과거나 미래에 마음이 가있다. 살면서 주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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