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르노가 들려주는 노르망디 왕국 이야기 39화
[대문 사진] 노르망디 지방의 칼바도스(Calvados) 해안
어떤 특정한 많은 숫자의 지명들은 고대 스칸디나비아에서 관습적으로 붙여지던 이름들, 즉 서로 다른 형태를 띤 옛 방식으로 표기된 인명들이 자연스럽게 지명으로 자리했음을 증거 해줍니다.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지명들은 앵글로 색슨의 영향력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죠. 다시 말해 정착한 이들 모두가 곧바로 스칸디나비아로부터 떠나온 자들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영국에서 출발한 자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지명들로는 오베르빌(Auberville)이란 지명(옛 철자 상으로는 ‘오스베르니 빌라(Osberni villa)’라 표기했음)에서 유추할 수 있는 오스번(Osbern) – 아스뵈욘(Ásbjørn)이라기보다는 – 과 오몽빌(Omonville)에서 발견되는 오스문트(Osmund) – 아스문드르(Ásmundr)라기보다는 – 가 있고, 옥크빌(Ocqueville)에서의 오스케텔(Osketel) – 아스케틸(Ásketill)이라기보다는 – 이 있습니다.
더해서 오주빌(Auzouville), 오즈빌(Ozeville), 르 므닐 오주프(Le Mesnil-Auzouf), 샹포술(Champosoult) 그리고 르 발 오 수(Le Val-au-Sou, 옛 표기상으로 ‘발리스 오술피(Vallis Osulfi)’)에서 유추할 수있는 오술프(Osulf) – 아술프르(Ásulfr)라기보다는 – 가 있습니다. 영어식 형태의 이러한 인명들은 한결같이 단로우(Danelaw)가 지배하던 영국이자 덴마크였던 왕국에서 비롯한 명칭들이죠.
-ville 또는 –tot로 끝나는 지명들 앞에 붙는 앵글로 색슨 계통의 인명들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여야 할 것입니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브레스탕빌(Brestanville)이나 또는 브레탕토(Brétantot)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을 이름들은 아마도 앵글로 색슨 계통의 Beorhstan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데느스탕빌(Dénestanville, Dunstan이라는 말에서 온), 레땅빌(Létanville)이나 레땅토(Létantot) 마을 이름(Ealhstan 또는 Æthelstan에서 비롯한), 베느스탕빌(Vénestanville, Wynstan에서 온) 그리고 셒티망빌(Septimanville, Sideman에서 온) 마을 명칭들을 열거할 수 있습니다.
이 지명들은 대부분 코 지역에 분포하고 있죠. 앵글로 색슨 계통의 이들은 거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이들은 그들의 항적으로 짐작해 보건데 영국을 떠나 돌풍을 일으키면서 노르망디에 정주하기 시작했던 덴마크 인들이었습니다.
앙글르끄빌 (Anglesqueville)이라든가 앵글르끄빌(Englesqueville)이란 지명이 수없이 등장하는 것도 앵글로 색슨 계통의 이들의 출현이 이 지역에서 가속화되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켈트 족의 인명들 또한 코탕탱 북쪽 지역의 지명들 범주 안에 넣어야 할 것입니다. 디귈르빌(Digulleville)에서 우리는 아일랜드 인 디퀼(Dicuil)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깡빌(Doncanville)과 뀌네빌(Quinéville) 그리고 뀌느토(Quinetot) 마을에 한정해서 유추해 보면, 이 지명이 스코틀랜드 인들이었던 둔칸(Duncan)이나 키네드(Kined)라는 이름(근세에는 케너드(Kenneth)라 표기하고 있지만)에서 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네우(Néhou)라는 지명에서는 아일랜드 인 니알(Nial)이란 이름을 유추해 볼 수가 있습니다. 네우 마을의 옛 지명은 ‘니젤리 울무스(Nigeli hulmus)’라 표기했죠. 니알(Nial)이란 이름을 지닌 섬(hólmr)도 존재합니다. 섬은 축축한 늪에 번식하는 풀밭으로 덮여있었죠.
코탕탱 지역에서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섬에서 온 정주민들의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스칸디나비아로부터 긴 항해 끝에 아일랜드나 헤브리디즈 군도에서 잠시 체류하다가 노르망디에 도착한 노르웨이 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분명컨대 자신들이 태어난 땅을 떠날 충분한 명분을 안고 어느 날씨 좋은 날에 노르웨이를 출발했을 겁니다.
노르망디 지방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스칸디나비아 식 지명들은 그렇듯 저 멀리 바다 너머의 수마흐리이(Sumarliði), 브레타콜흐(Bretakollr), 오스파크흐(Óspakr)에서 건너온 노르웨이 정주민들의 역사를 반증해 줍니다.
옛 표기로 수메이유빌(Summelleville)은 수마흐리이(Sumarliði)에서 온 말입니다. 브레크투빌(Brectouville)은 브레타콜흐(Bretakollr)에서 온 말이고, 르 므닐 오파크(Le Mesnil-Opac)는 오스파크흐(Óspakr)에서 비롯한 말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노르망디의 브레뜨빌 (Bretteville) 마을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켈트족이었을 것입니다. 왜냐면 스칸디나비아 식 이름 가운데에는 브렉타(Bretar)란 이름이 흔하게 발견되기 때문이죠. 노르망디로 오기 전에 이들은 합의 끝에 혹은 강제로 바이킹들, 주로 노르웨이 인들로 구성된 무리를 이끌고 왔을 것입니다.
이들은 도처에 자리 잡으면서 정주했습니다. 바이킹들은 지명의 형태를 신중하게 변형시켰고 노르망디와 연관된 아주 특이한 단어들을 덧붙였죠. 그 결과 스칸디나비아 어에 어원을 둔 풍부한 지명들이 탄생하였고, 이 지명들은 문헌을 참조하지 않고서도 바이킹들의 정주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하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