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 2화
이 작은 마을을
꿈속에서 그렸다.
봄날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고
한달음에 당도한
수도원 마을엔
적막만이 감돈다.
나는 그걸
고요라 적는다.
손때 묻은 지도책마다
천 년의
수도원 마을로 향한
길들이
실핏줄처럼 뻗어있다.
나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모두가 마중 나올 것 같은
수도원 안뜰에서
천국을 본다.
수도사들은
이 소박하고
이 검소하고
이 볼품없고
이 초라한
작은 정원을
천국이라 불렀다.
축성된 물탑만이
홀로 등대로 남은
수도원엔
만여 명의 수도사들의
밭은기침소리만이
허공을 맴도는 듯하고
내 이곳을 이름하여
천국의 뜨락이라 했나?
세상 사는 곳
어디나 다를 바 없지만
이 작은 고요가
무한한 우주의
한 작은 쉼터가
그들의 천국이었음을
묵상과
기도와
영성으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