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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쇄도전러 수찌 Mar 19. 2024

6년 만에 남인도 여행을 계획하며

북인도와 얼마나 다를까..?

코로나가 끝났다. 드디어 사람들이 여행을 다닌다. 나도 그렇다.

6년 전 북인도 여행

돈과 시간 중 아무거나 있다면 여행을 떠나던 때가 있었다.(코로나 이전...) 그땐 하도 나다니다 보니, 바다같이 넓은 운남성 라파하이 초원에 가도 별 감흥이 없었다.(지금은 믿을 수 없지만...) 


연예인 체험이 가능한 인도

‘여행의, 여행에 의한, 여행을 위한’ 20대의 한 단락이 조용히 접혀가고 있었다. 



감명 깊었던 댓글. 여행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3~4년은 아무도 여행하지 못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을 목적으로 한 이동'은 지양하는 게 미덕이었다. 그 시기가 여행 권태기와 대략 맞아떨어진 나는, 요 몇 년간 글을 쓰는 데 몰두했다. 나를 알고 싶다며 홀씨처럼 떠돌던 나는, 책상 앞에 진득이 앉아서 나를 찾는 법을 배웠다. 이 시기도 그렇게 그렇게 지나갔다.


외국 여행자의 수평 감각

또 여행할 수 있는 때가 왔다. 요 몇 년간 가깝고 잔잔한 여행지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들르며 행복했지만, 기회가 될 때 한 번은 또 홀로 먼 곳으로 다녀오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어디로 떠날 것인가를 내게 물었다. 

 

외국여행자의 초점 감각

가장 처음에는 인도가 생각났다. 2018년 북인도 여행 때 ‘세상에 이런 곳이’의 연속이던 곳. 비염 환자는 매일 콧물이 줄줄 흘러 콧구멍에 휴지를 꽂고 다녀야 하던 곳. 같은 21세기를 산다고는 믿기지 않는 풍경이 연속해서 나타나던 곳. 요즘 여러모로 인도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생각난 여행지는 인도였다. 호강스러운 요즘 생활에서 벗어나, 다시 인도로 가도 그때처럼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더 나은, 더 멋진 여행지가 없을까?’ 싶어 도서관에 왔다. 여행 책자를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색다른’ 여행지를 찾아보려 한다. 여행지를 책에서 찾는다는 사실이 우습지만, 아무 정보도 없을 땐 가이드북만 한 게 또 없다.


그렇게 각종 ‘여행 교과서’를 들썩였다. 세계 여행을 안내하는 안내서도 펼쳐보고 직장인을 위한 여행지 추천 책도 봤다.  


글씨 폼 미쳤다...

날이 추운 겨울에는 따듯한 나라로 가는 게 좋다. (내 취향) 그래서 추려낸 후보는 

- 남미 대륙의 남쪽 지역들

- 호주

- 스페인과 포르투갈

- 발리

- 그리스였다. 


 남미는 이전에 여행한 적이 있었으나 남미의 겨울이 깊어지며 더 남쪽을 돌아보지 못해 아쉬웠다. 호주는 이번 겨울에 향한다면 화창할 날씨에 기분마저 뽀송해질 것 같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1월에 향한다면 그리 따듯하진 않지만, 요즘 포르투갈의 그 빈티지스러운(나쁘게 말하면 낡아 빠진) 길거리가 아른거려 후보에 넣어보았다. 발리는 예전부터 가 보고 싶다고만 말해왔기에 후보에 넣었으나, 막상 가려니 왠지 끌리지가 않았다. 그리스는 요즘 그릭 요거트에 꽂힌 탓일까... 그냥 사진을 보니 끌려 후보에 담아 보았다. 


다음 순서로는 하나하나 가이드북을 펼쳐봐야 옳으나. 여기까지 추리는 작업을 마치자 그냥 인도에 가고 싶어졌다. 좋다는 온갖 곳을 떠올려 봐도 가장 가슴이 떨리는 목적지는 인도였다. 생각이 여기까지 닿자 갑자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실은 아침에 급히 마시고 온 커피 두 잔 때문일 수도 있다...)


사진만 보면 아름다운 인도

떠올릴 때마다 약간 두렵고 긴장되고 떨리는 일, 그게 바로 당신이 원하는 것이다. 

와, 잘하면 완전히 인생을 망칠 수도 있겠는걸! 하는 일이 바로 당신이 찾아 헤매던 모험이다.

<타이탄의 도구들>


갑자기 언젠가 읽은 이 구절이 생각났다. 그리스도 발리도 언젠간 꼭 가 보고 싶지만, 이번엔 인도다. 역시 도서관에 굳이 올 필요는 없었다. 처음부터 인도였기 때문에. 




사다가 입어본 사리


조금 기력이 있던 날


이것이 일상이던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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