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했던 클래식이 이거잖아
"헤이~ 월클, 당신의 음악 취향을 오픈해주세요! Carrrrd Open!"
"클래식하면 월클, 월클하면 클래식이죠. 못 뺏겨! 어딜 뺏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클래식이 당신 삶의 OST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해 '플레이오스트'를 만들어온 지도 어언 1년이 훌쩍 넘었어요. '삶 속에서 즐기는 클래식'을 모토로 다양한 일상 속 순간들과 클래식이 만나는 접점을 모색해보려 노력했는데, 그동안 애청자분들께서는 오스트와 함께 어떤 시간을 보내셨을지 궁금합니다.
그간 오스트는 공연 프로그램에서 무척이나 사랑받는 소위 '메인 레퍼토리'도 소개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주의 깊게 듣지 못하고 지나치는 곡들도 소개했어요. 특히 1악장의 강렬함과 4악장의 화려함에 가려져 뇌리에 잘 남지 않게 되는 2악장이나 3악장, 공연의 분위기를 돋우고 메인 레퍼토리를 위해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는 서곡이 대표적이었죠.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보너스처럼 등장하는 앙코르곡들도 적극적으로 소개했어요. '플레이오스트'가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창구가 되길 바랐거든요.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플레이오스트는 바로 '클래식 리스펙트 배틀'입니다. 무대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 곡들부터 아직 플레이오스트에서도 단 한 번도 소개하지 않은 곡들까지 다채롭게 구성해봤어요. 이 배틀을 통해 당신이 클래식을 얼마나 리스펙트하고 있는지, 클래식 레벨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 거예요. 배틀 음악은 총 일곱 곡입니다. 작곡가와 곡명을 정확히 알 것 같은 곡, 작곡가나 가장 유명한 구간 정도는 아는 곡, 어디선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작곡가나 곡 제목은 모르는 곡, 난생처음 들어보는 곡 등 다양한 난이도의 음악들이 준비돼 있어요. 플레이리스트를 한 곡씩 들으면서 어떤 곡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리스펙트 카드를 오픈해주세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배틀을 시작하겠습니다! Ready, Fight!
(화살표 안을 드래그하시면 정답이 나타납니다.)
Level 1 ●○○○○○○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 1악장<
첫 곡은 밝은 기운을 선사하는 곡입니다. 익숙한 이 선율,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가 아버지의 바이올린 실력을 물려받았음에도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닌 작곡가가 된 것은 신의 뜻이 아니었을까요? 그는 다섯 개의 바이올린협주곡을 19세에 모두 작곡했어요. 다들 19살에 뭐 하셨어요?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이 악장은 바이올린의 현란한 활의 움직임과 조화로운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맑고 산뜻한 기분으로 정화시켜줍니다.
Level 2 ●●○○○○○
>베토벤의 교향곡 7번 4악장<
두 번째 곡은 다채로운 리듬과 음색을 즐길 수 있는 교향곡입니다. 전곡을 다 듣는 것도 좋지만, 이 악장의 짜릿한 클라이맥스를 찾아 듣는 것도 무척 즐거운 일이죠. 이 곡에 대해 바그너는 "무도의 신화"로, 리스트는 "리듬의 신화"로 평했다고 하니 과연 레전드라고 할 수 있죠. 끝을 모르고 격정적으로 달려 나가는 이 악장이 남기는 흥분의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예요.
Level 3 ●●●○○○○
> 요한 슈트라우스의 '예술가의 생애'<
세 번째 곡의 작곡가는 동명이인의 작곡가와 헷갈리는 사람들도 있죠. '왈츠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곡가는 이 곡에서 특유의 발랄한 리듬과 사랑스러움이 돋보입니다.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끝, 발끝을 까닥이며 함께 리듬을 타게 될 거예요.
Level 4 ●●●●○○○
>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네 번째 곡은 19세기 러시아의 압제를 받던 자신의 조국을 향한 위로와 찬가로, 육중하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곡입니다. 특히 타악기와 오케스트라 저음부를 담당하는 악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곡이죠. 무거운 전반부와 달리 갈수록 희망의 소리에 가까워지는 교향시의 반전을 느껴보세요.
Level 5 ●●●●●○○○
>코플랜드의 클라리넷 협주곡<
다섯 번째 곡은 음악에 배어있는 분위기로 봤을 때 미국 근현대 작곡가의 음악이라는 점은 대부분 추측하셨겠죠? 그는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았지만, 재즈나 미국 민요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나갔죠. 이 곡은 느리게 시작해 화려한 카덴차를 거쳐 리드미컬한 재즈풍으로 마무리됩니다.
Level 6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정화'<
여섯 번째 곡은 Level 3에 언급됐던 동명이인 작곡가의 곡이네요. 교향시 분야에서 걸출한 대작들을 남긴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죽음과 삶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곡은 꽤 변화무쌍한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답니다.
Level 7 ●●●●●●●●
>윤이상의 '화염 속의 천사'<
마지막 곡은 최상위 레벨! 그를 알고 있다면, 우리가 당신을 리스펙트해야 할 차례네요. 그는 세계에서 인정받은 한국 음악가로, 동서양의 음악을 오가며 한국 현대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분이죠. 클래식은 고전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동시대 무대와 연주자들, 그리고 우리의 삶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시간과 장소에서 요동하고 진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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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레벨은 몇인가요? Level 1조차 통과하지 못했다고 해서 부끄러워하거나 실망할 필요 없어요. 물론 클래식은 알고 들으면 더 재밌지만, 그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일곱 곡 중에는 친숙한 곡도, 생경한 곡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모든 곡에 저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는 점만큼은 동감하실 거예요. 앞으로도 '플레이오스트'와 함께 무궁무진한 클래식의 세계를 함께 탐험해보세요. 우리에겐 아직 갈 곳이 많고, 듣지 못한 음악들이 무척이나 많으니까요.
PLAYLIST
1. 모차르트 - 바이올린 협주곡 3번 1악장 (바이올린: 한수진,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2. 베토벤 - 교향곡 7번 4악장 (지휘: 최희준, 연주: 코리안심포니)
3. 요한 슈트라우스 - 예술가의 생애 (지휘: 임헌정, 연주: 코리안심포니)
4. 시벨리우스 - 핀란디아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5. 코플랜드 - 클라리넷 협주곡 (클라리넷: 김주현, 지휘: 서진, 연주: 코리안심포니)
6. 슈트라우스 - 죽음과 정화 (지휘: 최수열, 연주: 코리안심포니)
7. 윤이상 - 화염 속의 천사 (지휘: 최수열, 연주: 코리안심포니)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가장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