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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chungr Jul 02. 2022

재택근무 Pros & Cons

오늘은 요가 말고 다른 이야기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정상 업무 방식으로 채택하였다. 앞으로 회사는 필요할 때만 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집에서 회사가 정말 가까운 거리에 살지만 절대 나가지 않는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좋은 점도 있지만, 최근 한동안 우울했는데 그 이유가 집에만 너무 혼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한다.


얻은 것:   

시간. 

일 말고 다른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 재택근무와 맞물려서 요가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시작했다.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생겼고, 이에 수련에 더 깊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일이 전부에서 일 말고 다른 것을 꿈꾸고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꿈꿔왔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재택근무가 아니어도 할 수 있지만, 나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에 지장이 있으면 웬만하면 모험을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하거나, 회사를 다니는 중간에는 거의 하지 않거나 이 둘 중에 하나였다. 재택근무가 정말 신기한 게, 많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똑같이 노트북 앞에 앉아서 9시-6시까지 일한다. 노트북만 키면 바로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가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밤에도 업무를 하곤 한다.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아침과 저녁에 조금 더 시간이 생긴 것인데, 삶의 질이 확 달라졌다.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약간의 시간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경험하는 것들이 삶을 훨씬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을 배워간다. 그리고 일을 그만두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가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 같다. 일이 전부에서 일이 부분이 되어가는 삶을 겪어 가고 있고, 이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나에게 좋은 삶인가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집에서만 근무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곧 원하는 어느 곳에서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제주에서, 양양에서, 발리에서, 몰타에서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상황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건강한 습관. 요리에 요자도 모르던 내가 혼자 살면서 그리고 특히 재택근무를 하면서 요리를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 거의 모든 식사를 직접 차려먹고 한식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음식과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레시피를 공유한다. 할머니표 빵 레시피, 우리 집안만의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등 정말 다양한 문화와 개인의 레시피들을 보고 만들어보는 게 즐겁다. 먹는 즐거움만큼 만드는 즐거움이 상당히 크다. 요가와 요리의 공통점을 찾게 되었는데,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가할 때 호흡에 집중하듯, 요리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이 최고가 아닐까?


잃은 것: 

사람 만나는 즐거움.

재택근무를 하면서 99 % 의 삶의 공간이 집이 되어버렸다.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집에서 하다 보니 거의 모든 것이 집에서 해결 가능해졌고, 외출하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새로운 사람은 물론이고 친구들도 잘 안 만났고,  혼자서 동네를 산책하는 일도 많이 줄었다. 처음에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재밌었다. 내 안에서 나의 행복과 평화를 찾는 것이 즐거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롭고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게 힘들어졌다.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것의 즐거움을 잃어버렸다. 지난 몇 주 동안 혼자 있는 게 너무 지겨웠다. 그런데 막상 연락할 친구들도 없고 다들 바쁘고, 왜 아무도 연락이 없지 이런 생가도 들기도 하였다. 내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기까지 했다. 혼자 있다 보면 생각만 많아진다. 생각, 망상, 꿈 등이 많아지고 커지고 그 생각에 갇히게 되기 쉬워진다. 현실에서 멀어진다. 이것이 가장 무섭다. 그래서 갑자기 친구들에게 연락하여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6월에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친구들을 사람들을 만났다. 안나가 버릇을 해서 그런지 나갔다 오면 힘든 건 사실이다. 


걷는 횟수

어느 날 잠깐 집 앞에 장 보러 나갔는데 그 얼마 안 되는 거리를 걷는 게 힘들었다. 무심코 폰으로 걸음수를 확인했는데 일일 걸음수가 10 미만 인적도 있었다. (이러니 걷는 게 힘들 수밖에...)  매일매일 회사 출퇴근하던 짧은 걸음이 이렇게 중요했다니를 새삼 깨닫고 있다.  걷지 않으니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느낌이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좋으면 얼굴빛이 바뀌고 몸에도 활력이 생긴다. 비가 하루 걸러 하루로 오는 요즘, 전보다 더 밖에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본격 걷기를 위해 헬스장을 등록했다. 한 달 동안 트레이드밀을 열심히 타 보려 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재택근무를 찬성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9-6 근무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업무시간 이외의 출근 전 퇴근 후의 시간과 삶, 그리고 환경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건 큰 메리트가 있다. 나의 의지와 행동으로 삶이 더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조금 더 내가 원하는대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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