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기 위한 글쓰기
이 놈의 잠이 문제일까요. 장사로 인한 피곤을 문제 삼는다면, 그럼 전에는 왜 못 일어났을까요.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와는 다르게 잠을 퍼질러 잡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얼쩡거리고 먹을 궁리만 하고 있지요.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이 짓거리를 평생 할는지.
홀가분하게 포기라도 하던가 하고 싶지라도 말던가.
오늘도 주특기인 미루기를 펼쳐보려다,
그 안일한 마음 잠시 끊고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인생 시작선에서만 깨작거리다 미완성인 채로 쫑낼래?'
절레절레 노노노노.
격하게 탈출하고 싶습니다.
나에게 눌어붙은 나태로움,
저 멀리 던져버리고 싶어요.
딸에게도 흘러내린 이 끈끈한 녀석을 떼어내야지요.
그러려면,
이 현생을 벗어나려면.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솔직이라는 가면으로(당당하지 못한)
덤덤함과 웃음으로(괜찮다는 듯) 포장했지만,
사실 나 따위가 뭘 하겠냐 함부로 대한 건 자신이었어요.
애초에 스스로를 믿지 않았고 시시한 인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놓았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치 않아요.
그런 게 있기나 할까요.
내가 만든 틀 안으로 스르륵 숨어 버리는 짓은 그만두어야지요.
삶이 고약한 장난을 걸어와도 무너지지 않을 튼튼한 틀이 필요했어요.
글에게 맡겨 봅니다.
글을 불씨로 태워 볼 요량이에요.
새로운 삶으로 무사히 도착하게 말이지요.
아직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
(넷플릭스>글쓰기)
"그래 결심했어"를 칠십구만이천백팔 번째 중이라
호들갑이 될까 화끈거립니다.
밥 먹 듯하는 다짐이지만요.
지금 나에게 담겨 있는 마음
온전히 글로 나눌 수 있게
글로 치유될 수 있길 바라는 이 마음
가득 채워 봅니다.
주문을 걸 듯 써내려 갈게요.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