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하게 낯을 가려 당황했던 적 있으신가요? 출근길에 아이와 잠시 헤어지는 것이 너무 힘들지는 않았나요? 전 첫아이가 낯을 많이 가리지는 않았지만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아침마다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어서 대성통곡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우는 아이를 뒤로하고 출근하면서 울컥한 적이 여러 번 있었죠. 그때마다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 맞벌이 부모들은 대부분 경험했고 지금도 겪도 있는 일일 거예요. 다행히도 부모의 걱정과 달리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눈물이 채 마르지도 않은 모습으로 친구들과 잘 놀고 있답니다. 바로 애착 때문인데요. 보통 아이들은 2개월이 지나면서 친숙한 사람과 친숙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게 되고, 돌 전후로 낯가림이 절정에 달하게 되죠. 대개 7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특정 대상과 애착이 형성되면서 그 근거로 낯가림과 분리불안을 나타내게 됩니다.
'애착"은 영아기에 만들어지는 최고의 정서발달입니다. 아기는 부모나 양육자와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돌봐 준 사람과의 강한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하게 되죠. 이 애착이 형성되는 최고의 시간 즉 애착의 골든타임이 바로 영아기입니다. 이 정서적 유대감은 대부분 안정적인 애착을 만들지만 불안정 애착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애착을 형성했는가에 따라 이후 발달에 너무나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요. 특히 성격과 인생태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애착은 크게 안정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구분해요. 불안정 애착은 양육자와의 관계에 따라 회피애착, 저항애착, 혼란애착으로 나누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왜 이런 애착의 차이를 보이게 되는 걸까요?
바로 양육자의 양육태도와 관계가 있어요. 영아의 신호에 얼마나 민감하게 잘 반응을 해 주었느냐에 따른 것이죠. 영아의 신호에 양육자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면 아기는 양육자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양육자와의 애착에서 실패한 경우 대부분 성인이 되었을 때 많은 정서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답니다.
안정애착은 부모가 영아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항상 주변을 탐색하도록 격려하는 영아들에게서 나타납니다. 안정애착을 형성한 영아는 부모나 양육자가 함께 있을 때 주변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주변의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며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특성을 갖죠. 부모나 양육자를 환경을 탐색하기 위한 안전기반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피애착은 두 가지 유형을 보이는데요. 한 가지는 양육자가 영아에게 거부적이고 신체접촉을 잘하지 않으며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며 자기중심적인 유형, 또 한 가지는 영아가 원하지 않을 때도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이야기하는 등 지나치게 열정적인 유형입니다. 그래서 너무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태도가 필요한 것이죠. 회피애착의 영아는 낯선 상황에서도 부모와 함께 있을 때도 탐색활동을 잘하지 않아요. 부모와 분리될 때도 불안해하지 않으며, 재결합할 때는 부모와의 접촉을 시도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등을 돌리기도 하죠.
저항애착은 부모가 영아의 요구에 둔감하여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양육방식이 비일관적인 경우죠. 저항애착의 경우에는 부모와 분리되면 매우 불안해지고 큰 소리로 울지만 부모와 재결합할 때는 안아주려고 하면 밀어내면서도 부모 곁을 떠나지는 않는 양가감정을 갖는 것이 특성입니다.
마지막 혼란애착은 가장 심각한 경우인데요.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많아 자녀를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거나 영아를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경우에 나타나죠. 부모 자신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를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혼란애착은 앞의 회피애착과 저항애착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는 가장 불안정한 유형이에요. 낯선 상황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아 혼란스러워하고 불안해서 어쩔 줄 몰라합니다.
안정애착의 골든 타임은 아이가 신호를 보낼 때입니다
얼마나 양육자와 애착이 잘 형성되었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바로 '낯가림'과 '분리불안'이죠. 영아는 최초의 애착이 만들어지는 6개월 전까지는 낯선 사람에게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거든요. 물론 개인차는 있어요. 8개월부터 약 18개월까지 분리불안도 강하게 나타나는데 바로 양육자와 애착이 형성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낯가림을 하거나 분리불안이 나타나는 것은 주의해야 해요. 한 사람과 하루종일 함께 있어 양육자와 분리되는 것이 무섭고 고통스럽다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이 그만큼 힘들어질 수 있겠죠. 뭐든 적당히가 좋지만 어렵습니다.
애착유형은 아기 때의 부모나 양육자와 함께 했던 많은 경험이나 감정이 그대로 남는 것이죠. 그러니 애착은 절대적으로 부모나 양육자의 노력이 필요한 정서발달입니다. 지금 나는 누군가와 지내는 것이 힘들고 부정적인 생각과 태도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되면, 과거 아기였을 자신을 돌아보고, 객관적인 결과를 확인하고 싶다면 성인용 애착유형 테스트를 함께 해 보기를 권합니다.
"사람, 쉽게 변하지 않아!" 너무 무서운 말이죠? 그런데 흔히 하는 말이기도 해요. 하지만 쉽게 변할 순 없지만 오랜 시간 노력의 양만큼 후천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의 애착유형을 알아보고 자신이 불안정 애착 유형에 있다면 안정형 애착으로 변화를 가져와 보세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아이가 안정애착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첫째는 양육자와 영아의 관계가 상호 호혜적이며 양방향적이어야 해요. 영아는 스스로 양육자의 주의를 조절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됩니다. 양육자는 영아의 메시지를 보다 민감하고 정확하게 읽는 방법과 영아의 흥미를 유지시키는 방법을 통해 서로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가족 구성원들 특히 부부 관계, 양육방식에 직간접 영향을 받습니다. 가족들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해요.
셋째, 아버지의 역할도 어머니 못지않게 영아의 사회정서발달에 중요해요. 특히 아버지의 다소 과격하고 활동적인 놀이는 아이의 적극적 사회성에 영향을 줍니다.
안정애착이 형성되면 성인이 되어 긍정적인 성격으로 자기 긍정 타인긍정의 인생태도를 갖게 됩니다. 애착과 관련된 연구들에서는 안정애착을 형성한 아동이 대체로 학업성취도가 높고 리더십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하지만 회피애착이나 저항애착은 자기 긍정, 타인부정과 자기부정 타인긍정의 태도, 혼란애착은 자기부정 타인부정의 태도를 갖게 된다고 해요. 애착은 부모와의 애착이 아니어도 됩니다. 요즘은 부모님의 사정으로 이른 시기에 다른 양육자나 기관에서 양육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죠. 어떤 경우든 아기를 돌보는 양육자가 아기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최근엔 영아를 담당하는 영아와 교사와의 애착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죠.
Harlow와 Zimmerman은 새끼 원숭이들을 태어났을 때부터 어미에게서 떼어 놓고 대리모와 6개월 동안 지내도록 했어요. 대리모 중 하나는 철사로만 만들어졌고, 나머지 하나는 철사 위에 부드러운 천이 덮여 있습니다. 배고픈 아기 원숭이는 철사로 만들어진 대리모에게서 우유를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종일 천 대리모에게 안겨있었다고 해요.
'진짜'부모 note
애착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하면 안정애착이 형성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맞습니다. 양보다 질이라는 사실입니다. 너무 지나친 것은 오히려 아기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죠. 함께 있을 때 아이를 지켜보고 신호에 민감한 반응을 하는 것이 좋겠죠. 양육자와 하루종일 보내는 것보다는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과 모임을 갖거나 산책 등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오히려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안정애착의 골든 타임은? 바로 아이가 신호를 보낼 때입니다. 안정애착을 위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반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