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시라 제발
어머니(25.04.26)
비릿한 갯내에 첫 호흡을 해낸다
아팠다
어린 엄마는 그렇게 첫 아이를 맞는다
다섯 살 꼬마는 수술방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린 딸이 축 쳐져 수술방에 들어가는 뒷 모습에
엄마의 눈물진 큰 눈을 기억한다
어스름 새벽 본인보다 커버린 아들을 들쳐업고 뛰고 있다
아가, 내 아가
40년 전 그 새벽, 어머니의 등을 기억한다
개봉동 반지하 창문 너머 서울의 첫 세상
삼형제의 기쁨은 곤로 옆 수제비였다
수제비 먹을 때면 반지하 단칸방 다섯 식구가 그립다
누군가 말했다
느그 엄마 만큼 흥 많고 놀기 좋아하까
엄마에게도 젊음이 있었다는 걸 나이 차서야 알게 되었다
엄마는 사내에게도 시장거리에서도 지지 않았다
언제나 대장노릇이 적성이다
수화기 너머 대장의 음성은 이제 노릇이 벅차지만
여전히 내게는 대장이다
중환자실에 누워 무섭다 두렵다 울음을 터뜨리신다
자식 걱정 한참인 며느리를 마주하고는
마누라고 자식이고 다 필요 없다 니 건강이 제일이다
멀쩡한 자식 걱정이다
가슴 속에 머릿 속에 온 몸에
자식걱정으로 가득 찬
두 어머니가 나의 연인이다
건강하시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