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완성
긴장감이 흐르던 지난 4주간의 합사 과정은 이렇게 마무리되나 보다. 몸은 가까이 있지만 곳곳에 갈등과 충돌의 가능성이 땅 속에 움튼 지뢰 뇌관처럼 존재하는, 내내 애틋하다가도 금세 서먹하고 때로는 서로 으르렁거리는 적군이 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타인으로 등 돌릴 수 없는 상태로. 결국 합사의 완성은 미완의 마무리라고 해야겠다.
고양이 합사를 겪으며 가족의 탄생을 본다. 가장 편안하지만 또 가장 불편한, 그래서 늘 서로를 애써 보듬어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관계. 그 시작은 개개인의 의지나 선택과 상관없지만, 가족이란 함께 살아가기로 ‘작정’한 구성원들의 집합이 아닐까.
2021.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