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아린 Jan 19. 2021

너는 너, 나는 나

합사는 피곤해

완전 격리 2일, 부분 격리 2일 후, 자유방임형 합사 한 지 오늘로 딱 5일이다. 유난히 겁 많고 예민한 틸리가 천방지축 나비의 ‘애정’ 어린 돌진에 간간이 하악질과 으르렁을 섞어 경계를 하긴 하지만 둘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듯하다. 저녁 먹고 나서 서재에서 다른 도시에 사는 동료 선생님과 화상회의를 하는 동안, 두 고양이가 서로 쫓고 쫓기는 우다다를 거듭하더니 일시에 조용해진 거실. 회의 끝나고 나와보니 기진맥진한 톰과 제리처럼 정반대의 포즈로 타임 아웃 중이다. 내성적인 틸리는 몸을 동그랗게 오므려 똬리를 틀고, 호기심 천국 아기 고양이 나비는 네 발 끝을 모두 ‘세상 밖’으로 펼치고 몸을 늘려 길게 누웠다.


합사는 모두에게 피곤한 행사지만 성격이 반대인 두 녀석의 엎치락 뒤치락에 저녁 내내 집안이 기분 좋게 떠들썩하다.


2021. 1. 19.

작가의 이전글 누굴 닮은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