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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월 Nov 19. 2020

브런치 첫 만남.

38살, 첫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38살 처음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쓴다는 걸 누구에게 배워본 적도 마음먹어본 적도 없었지만 최근에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올초 미니멀 라이프를 접하고 꾸준히 주변을 정리하고 정돈했다. 정리함으로써 묵은 감정들도 정리가 되었고 물건을 줄임으로써 좀 더 삶이 단순해지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대부분의 미니멀리스트들은 단순한 삶을 통해 남는 시간을 책을 읽는다거나 글을 써서 자기를 한층 성장시킨다. 그 점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나는 항상 나중에 은퇴하게 되면 보고 싶은 책을 잔뜩 쌓아놓고 전원주택에 살 거야라고 외치고 다녔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오기까지는 20여 년 정도 남았다. 너무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지금 이렇게 여유가 없는데 은퇴하고도 내 시간을 잘 쓸 수 있을까? 지금 읽지 않는 책을 나이가 든 나중에 잘 읽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은퇴 후 조금 더 멋진 삶을 살기 위해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어 내가 먹고 싶은 것들을 직접 길러 먹고 먹고 남은 음식물이나 쓰레기들은 자연친화적으로 버릴 수 있는 방법을 매일 끊임없이 연구하고 남는 시간들은 인문학 책과 유머 가득한 에세이를 읽으며 하하호호 깔깔 웃으며 이렇게 마음에 들어있는 응어리를 글로 쓸어 낼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어 있길 바라본다. 흰머리에 귀여운 니트조끼를 입고 시를 짓는 할머니가 된다면 내 나이 듦이 서글픔이 아니라 조금 더 기대된다고 해야 할 거 같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집 앞의 계절도 예쁘게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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