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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호사 Nov 15. 2020

조금 이른 세상과의 만남

#미숙아 #인큐베이터 #신생아중환자실


추운겨울 따뜻한 물이담긴 욕탕에 들어가면
온몸이 흐물흐물 녹는다.

  온 몸을 감싸는 익숙한 느낌과 너무나 편안하고 아늑한 기분, 그것이 태아가 엄마 몸속에서 느끼는 느낌이지 않을까? 태아라는 단어는 아빠의 정자와 엄마의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뤄지고 점차적으로 자라는 작은 생명체이다. 엄마라는 위대한 존재가 품고있는 생명을 말한다. 태아는 엄마의 뱃속에서 약10개월이라는 기간동안 부지런히 성장하고 발달한다. 드라마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초음파사진을 보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처음에는 머리만 커다란 올챙이 같은 모습이지만 점차적으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태아가 엄마의 배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이렇게 엄마는 자그마한 기적을 몸속에 담고 작은 생명은 험난한 세상밖으로 나올 준비를 한다.



                                          


  요즘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지하철 풍경에 임신부를 위한 핑크색 좌석이 있다. 정부의 세심한 정책중에 하나인데 그 잘리를 비우고 앉으려는 사람들을 보면 이미 일상에 많이 녹아든 것 같다. 임신한 여성이 거동이 힘들어 뒤뚱뒤뚱 걸을 정도로 배가 부르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몇개월 이에요?"라는 질문이다. 보통 37주가 넘고 예정일이 가까워지면 "만삭이구나."라고 얘기한다. 신생아는 엄마의 뱃속에서 있었던 기간에 따라 임신 후(마지막 월경일로부터) 37주 미만인 경우 미숙아라고 하고 반대로 42주 이상 배속에 있는 아이를 과숙아,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아이들을 만삭아라고 부른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을 열매가 익은것처럼 미숙, 과숙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신생아는 구분된다. 

 출생 시 체중에의해 극소저체중아, 저체중아 등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왜 이러한 분류가 생겼는지, 어떻게 분류하는지 등은 복잡하니 다음에 얘기하고 어째든 신생아는 어떠한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교정주수라는 나이를 갖는다. 임신주수에와 태어나서 보낸 날들이 더해진 하나의 나이를 얘기하는데 마지막 월경일로부터의 기간이다. 예를들어 다른아기들보다 10주정도 빨리 임신주수 30주에 태어난 아기는 출생 후 1달이 지나면 생후 1달이라는 나이와 교정주수 34주라는 2가지 나이를 갖게된다. 이 교정주수는 나중에 발달이나 성장과 관련하여 잘 크고있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한다.




인큐베이터는 외부로부터
신생아를 보호하는 집이다.

 미숙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은 앞에서 얘기한것 처럼 엄마의 배 안에서 조금 일찍 나온 아이들인데 그 이유는 다양하다. 엄마의 질환이나 임신상태가 좋지 않아서 일찍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아이의 상태가 위험하여 배속에 있기 보다는 빨리 세상에 나와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 미숙아라고 하는 아이들은 필요한 발달의 시기보다 일찍 밖에 나왔기 때문에 각 기관들이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예를들어 31주에 남들보다 6~9주 일찍 태어나는 아기들은 폐가 충분히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태어나면 기도삽관(숨을 쉬는 기도에 관을 넣어 호흡을 유지시키는 관)을 통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게되고 폐가 충분히 자라고 기능을 할 때 까지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하는 신생아들은 인큐베이터라라고 불리는 외부로부터 아기를 보호하는 공간에 들어간다. 인큐베이터는 습도와 온도를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자그마한 방인데 세상의 아기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고 외부의 각종 균으로부터 스스로 지킬 수 있을때 까지 살게되는 집이다. 






 아기의 부모님이 처음 면회를 위해 병동에 도착해서 처음 마주하는 신생아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우선은 너무나 작다. 미숙아라는 얘기와 체중이 작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다 할지라도 실제로 보는 아기들의 모습은 너무나 작다. 그래서 인큐베이터의 공간은 커보이고 그안에 혼자 있는 신생아는 쓸쓸하고 안타까워보인다. 또한 아기들은 너무나 아파보인다. 어떤 아이들은 무시무시한 기계들이 옆에 잔뜩 있고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해 인공호흡기를 한다는 설명을 듣게된다. 아기가 세상에 나온 후 엄마는 회복실에 있게된다. 그리고 아이는 아빠와 함께 NICU에 오게되는데 아기에 대한 설명과 각종 동의서에대해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이의 모습을 보면 무슨 설명을 들어도 기억이 나지않는다. 단지 뭔가 아파보여서 마음이 쓰이고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그렇게 하루하루 아빠와 엄마는 면회를 오면서 아이의 이야기를 듣게된다.

 나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근무를 하며 하루하루 변화하는 아기들의 상황을 설명한다. 아기의 엄마, 아빠가 매우 기뻐하는 소식중 하나가 인큐베이터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기들은 적절한 도움을 받아 충분히 성장하고 발달 한 후에 더 이상의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지 않게되면 집에가기 위해 준비한다. 이러한 준비 과정중에 하나가 인큐베이터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큐베이터에서 나와 대기중의 온도와 습도에 적응하고 스스로의 체온을 주변 환경에 맞춰 잘 유지하는 것을 확인한후에 퇴원을 준비한다. 처음에 마주했던 어색하고 커더란 공간은 잦은 면회로 익숙해졌지만 그방에서 나올정도로 우리 아이가 건강해졌다는 말에 보호자는 기쁜 마음을 얼굴에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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