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조직과 싸우는 여성 킬러 "검은 천사"
■ 개요
영화 <흑의 천사 2>(黒の天使 vol.2)는 <흑의 천사 1>(黒の天使 vol.1)의 속편으로서 1999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제목만을 보면 전편의 속편이라고 생각되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전편에서 조연 역할에 그쳤던 “검은 천사”, 즉 여자 살인청부업자 마요의 프리퀄이라 볼 수 있다. 살인청부업자로 성장한 마요와 학창 시절 그녀를 도와주는 바람에 야쿠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야마베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검은 천사” 마요(魔世)는 “검은 마마”(黒のママ)의 지령을 받고 타깃을 암살하는 살인청부업자이다. 마요는 검은 마마로부터 야쿠자 조직인 도요구미(東陽組)의 2대 두목인 도요 미치루(東陽満)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마요는 보행자 전용 터널의 그늘진 구석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도요구미 두목 도요를 기다리고 있다. 도요의 양쪽에는 두 명의 보디가드가 따르고 있다. 마요가 도요를 향해 나가려는 순간 롤러스케이트를 탄 소년이 잇코를 지나 도요 앞으로 간다. 도요 앞으로 간 소년은 갑자기 총을 꺼내 들고 도요를 향해 쏜다. 그렇지만 도요는 가벼운 부상에 그치고 그 소년은 보디가드의 총에 맞아 죽는다. 이로 인해 마요의 계획은 엉망이 된다. 그리고 마침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젊은 부부의 남편이 보디가드가 쏜 유탄에 맞아 숨진다.
마요는 도요의 보디가드인 야마베(山部)가 10년 전 여고시절 괴한으로부터 강간당할 위기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크게 동요한다. 야마베는 그때 마요를 도와주면서 잘못하여 괴한 중 한 명을 죽여버리고 만다. 그 일로 인해 야마베는 평범한 사회인에서 야쿠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었다. 마요는 자신으로 인해 그의 인생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고 하는 죄책감에 시달려 왔다.
며칠이 지났다. 갑자기 유탄에 의해 남편을 잃은 젊은 아내 스즈는 그때의 쇼크로 유산을 하고 만다. 그런 그녀에게 남편을 죽인 자는 도요“라고 속삭인 자가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도요의 의형제 뻘인 야자키(矢崎)의 끄나풀이었다. 그 말을 사실이라 믿은 스즈는 도요에 대한 복수를 맹세한다.
비슷한 시각 마요는 다시 도요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의뢰자는 야자키였다. 마요는 도요를 암살하기 위해 그의 사무실로 잠입하나, 그런데 이번에도 스즈가 갑자기 뛰어드는 바람에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긴다. 그렇지만 결국 마요는 도요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마요는 임무를 완수하였지만, 야자키는 약속했던 보수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주지 않는다. 마요의 분노가 폭발한다.
한편 도요에 대한 복수에 실패한 스즈는 야자키 일당에게 잡혀 가혹한 고문을 받는다. 그런 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그녀의 남편을 죽인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던 야마베였다. 야마베는 야자키가 도요를 배신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스즈를 데리고 야자키의 아지트를 탈출한다. 야마베는 마요와 손을 잡고 야자키를 암살하려고 한다. 스즈도 이 일에 함께 하겠다고 나선다. 세 사람은 야자키 일당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죽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야마베가 총을 맞고 숨을 거둔다. 살아남은 마요와 스즈는 야마베를 비롯한 수많은 야쿠자들의 시신을 앞에 두고 눈물을 흘린다.
일본 폭력영화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총을 아주 못 쏜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도 시작과 동시에 마요가 도요를 죽이려는 순간 롤러스케이트를 탄 소년이 나타나 도요를 향해 총을 쏜다. 거리는 50센티도 안되어 보여 거의 가슴에 총을 갖다 대고 쏘는 셈이다. 그렇게 몇 발을 쏘면서도 가벼운 상처를 입히는데 그치고 만다. 비단 이 영화뿐만 아니다. 야쿠자 영화들을 보면 빈번히 총싸움이 벌어지는데, 몇 미터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쏘는데도 제대로 맞추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검은 천사”라는 제목을 보고 강력한 여전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라 짐작하고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통쾌하기보다는 멜로적인 요소가 아주 강한 폭력영화다. 나는 그다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