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원수인 마적패와 맞서 싸우는 외팔이 검객
영화 <서극의 칼>(刀 The Blade)은 1967년에 제작된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獨臂刀)의 리메이크 작품으로서, 1995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리메이크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스토리는 많이 다르다. 기존의 중국 무협영화들이 판타지라면, 이 영화는 스토리 전개나 싸움 장면이 좀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여주인공인 소연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소연은 이 영화의 내레이터이기도 하다.
영봉호가 운영하는 의 큰 대장간에서는 칼을 만들고 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뜨거운 불 옆에서 쇠를 벼리며 칼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영봉호의 딸 소연은 곧 시집갈 꿈을 꾸며 두 남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 사람은 고아로서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데리고 있었던 정안이며, 다른 한 사람은 대장간에 들어온 지 4년이 된 철두다. 두 사람은 모두 소연의 마음에 든다. 소연은 두 사람이 대결을 하여 이긴 사람이 자신가 결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마을 장터에 남루한 차림의 불량배들이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닥치는 대로 행패를 부리며, 물건을 부수고, 지나가는 여자들을 추행한다. 이때 몇 명의 승려가 나타나 이들 불량배들을 혼내준다. 불량배들은 그 자리를 도망친다. 그러나 그들은 완전히 도망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골목에 숨어있다가 여러 명이 한꺼번에 승려들을 습격하여 닥치는 대로 폭행하고는 그중 한 사람을 죽여버린다. 이때 칼을 배달하러 가던 정안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불량배들을 퇴치하고 나머지 승려들을 구해준다. 불량배들은 마적이었다. 또 다른 마적패가 숨어서 정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봉호는 정안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소연은 정안과 결혼하게 된다. 다른 제자들은 스승이 아무런 평가 절차 없이 독단적으로 정안을 후계자로 정한 데 대해 불만을 가진다. 철두는 매우 진중한 남자였지만, 그 역시 소연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스승의 처사에 불만을 가지나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한편 정안은 자신의 아버지가 마적들에 의해 죽었고, 그 원흉은 두목인 비룡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비룡은 온몸에 붉은 문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마적들이 또 마을을 습격해 왔다. 그들은 소연을 납치해 가려한다. 정안은 소연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그러다가 마적들에 의해 한쪽 팔을 잃는다. 다행히 소연은 뒤이어 달려온 철두에 의해 구출된다. 마적들은 물러갔다. 한쪽 팔을 잃은 정안은 이제 영봉호의 후계자가 되는 꿈을 접어야 했다.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가 정안을 구해주었다. 정안은 대장간에도 나가지 않고 아이와 함께 낡은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마적들이 습격해 와서 온 마을을 불태우고 물러간다. 마적들이 돌아간 뒤, 아이는 반쯤 불에 탄 검법책을 발견하고는 정안에게 준다. 그 책을 본 정안은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팔을 자른 마적들에게 복수하여야 한다고 다짐하고 무술을 익히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책을 보면서 검술을 수련한다. 그러나 한쪽 팔이 없는 그로서는 검술의 완전한 체득이 어렵다. 그래서 그는 한편으로는 책을 보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검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몸을 회전하는 기술을 스스로 창안하여 익힌다. 몸을 회전시키면 중심을 잡기 힘들다. 정안은 수백, 수천번 같은 동작을 거듭하면서 검의 위력을 극대화하면서 중심도 잡는 훈련을 계속한다. 얼마뒤 자신을 괴롭히며 치욕을 안겼던 마적 졸개 몇이 다시 찾아온다. 정안은 행패를 부리려던 그들을 그동안 연마한 검술로 모조리 죽여버린다.
마적들은 또 마을을 습격하여 대장간을 공격하였다. 대장간은 마적들의 손에 의해 불타고, 제자들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소연도 마적들에게 잡힌다. 이때 정안이 나타나 마적들을 처치하고 소연을 구해준다. 그는 소연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렇지만 함께 싸우던 철두는 그가 정안이라고 확신한다.
대장간의 제자들과 마적들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계속된다. 이때 마적단의 두목인 비룡이 나타난다. 그의 무공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동안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닦아왔던 정안의 회전 검법도 비룡 앞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비룡과의 싸움에서 정안은 일방적으로 몰리지만, 순간의 필사적인 공격으로 비룡을 쓰러트린다. 드디어 비룡의 복수는 끝났다.
두목이 쓰러지자 마적들은 지리멸렬 물러났다. 대장간과 제자들은 크나큰 피해를 입었지만 적들을 물리쳤다. 철두는 정안을 찾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소연도 자신을 구해준 복면의 남자가 정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 역시 정안을 찾았지만 그의 모습을 찾을 길이 없다.
소연은 누구와도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옛날 일을 생각하며, 홀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