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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리 Apr 04. 2024

당신들이 내 삶에 1도 관심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선거를 앞둔 어느 출근길

선거가 다가오니 지하철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도열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대체 뭘 열심히 하겠다는 건지. 마음이 차갑게 식는다.


나는 당신들이 아무리 화려한 수사와 정책으로 꾸며도 사실은 내 삶에, 우리의 삶에 1도 관심이 없다는 걸 안다. 오직 정치권력을 잡는 문제에만 관심이 있고 서로를 헐뜯고 갈등을 조장해 먹고산다는 것을.


그렇다. 난 양비론자다. 당신들 중 어느 한쪽이 정치권력을 잡아도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 걸 보며 양비론자가 되어버렸다. 머릿속이 흑백논리로 가득 차 모든 글이나 뉴스에 상대 진영을 혐오하는 말밖에 쏟아낼 줄 모르는 당신들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안 없는 양비론이 싫지만 맹목적인 이분법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 이번에도 투표는 하겠지만 당신들 누구도 믿지 않는다. 성인이 되어 처음 투표를 하러 가던 날이 생각난다. 나의 한 표와 우리의 한 표가 가진 가치에 대한 어떤 소중한 믿음으로 정당과 후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를 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다시 투표하러 가고 싶은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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