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실용서 두 편을 소개한다.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던 책들이다. 유유출판사가 적은 '공부책 시리즈'의 소개글을 보면 애초에 편집자 독자를 상정하고 책이 기획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예비편집자 혹은 일반 독자가 읽기에도 충분한 분량과 난이도, 그리고 흥미로운 내용을 갖추었다.
나는 점차 텍스트 자체를 넘어 작가나 출판사, 심지어는 편집자까지 일반 독자의 관심이 속속들이 뻗쳐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편집자 팬덤이 생길 정도이니까 되레 느끼지 못하는 게 이상하다. 유튜브에서는 심심치 않게 편집자나 마케터가 직접 등장하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일명 '편집자/마케터/디자이너 브이로그'라는 이름으로 줄줄이 업로드되는 영상들은 출판사 유튜브가 이제 마케팅 창구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독자와 만나고 경험을 공유하는 마당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실 뉴스 화면으로 송출된 짧은 화면조차 밈으로 승격되는 시대에, 출판계라고 그렇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하여튼 앞으로 소개하는 두 책은 경력 많은 편집자가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낸 실용서이자 회고록이자 에세이다.한마디로 줄이자면 '보편적인 실용서'라고 하겠다.현직 출판 편집자라면 공감과 위로, 업무 노하우를 얻을 것이고, 예비 편집자라면 독자가 아닌 '편집자의 시선'이 무엇인지 조금은 짐작하게 될 것이며, 평소 책 읽기를 즐기는 독자라면 적어도 재미는 챙기리라.
땅콩문고, 편집자 다이어리
”편집자가 쓴 편집에 관한 책은 종종 볼 수 있었지만, '편집자 공부책'은 각 분야별 현역 편집자들의 육성이 생생하게 담긴, 지금까지 시도된 바 없는 책입니다. 편집자 일의 특성상 혼자 고군분투하며 책을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다른 편집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편집자들에게 선배 편집자가 들려주는 편집 실무에 관한 책이 요긴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했습니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언제나 펼쳐 볼 수 있는 좋은 참고도서가 되길 바라면서요.” - 텀블벅 펀딩 사이트에 실린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 소개글
유유출판사가 2020•2021년에 이어서 출간한 『문학책 만드는 법』과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은 혼자 일하는 출판 편집자를 위한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 중 하나로, <경제경영책 만드는 법>, <에세이 만드는 법>, <사회과학책 만드는 법> 등과 함께 텀블벅 프로젝트로 등록되어 세상에 나오게 된 책이다.
편집자를 위한 ‘편집’ 실용서는 좁다고 하는 업계 규모에 비해 꾸준히 발간되어 왔다.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매년 출간하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휴머니스트가 2009년 처음 출간하고 20년에 개정판으로도 나온 <편집자란 무엇인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 전문잡지인 <기획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가 많은 호응과 후원을 받은 것은 기존에 나와 있던 두껍고 체계적인 실용서와는 달리 가볍고 휴대하기 좋은 115*188mm 판형(시집의 모양새에 가깝다)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시집보다 더 작은 판형을 자랑하는 땅콩문고는 매대에 꽂혔을 때여타 두껍고 어려워 보이는 책들에 비해 덜 부담스러워 보인다. 독자에게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편집자 독자 뿐 아니라 예비 편집자나 일반독자를 목표로 염두에 두었을 때 더욱 큰 장점이 된다. 유유출판사는 ‘편집자 공부책’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텀블벅 프로젝트 게시물에서 ‘책상 위에 올려두고 언제나 펼쳐 볼 수 있는 좋은 참고도서’가 되길 바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각 분야의 편집자가 업무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털어놓는 책은 출판계 노동자들의 인터뷰집인 <출판하는 마음>(은유, 2018)을 제외하면 없다시피 했으며 이조차도 편집자 독자를 고려한 실용서보다는 일반 독자를 겨냥한 인문교양 책에 더 가까웠다. ‘공부책 시리즈’에선 각 분야 선배 편집자의 내리사랑을 한 권 한 권 담았으니 편집자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경험은 다른 책보다 훨씬 풍부한 셈이다. 편집자 독자는 선배에게 직접 조언을 구하듯이, 혹은 다른 팀에서 일하는 동기와 회포를 풀듯이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들의 이야기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으리라.
저자: 강윤정
출판사: 유유
발행일: 2020-09-24
문학 편집자는 어떤 직업인가?
-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문학책 만드는 법』은 제목대로 ‘문학책 만드는 법’을 쓴 실용서이면서 ‘문학 편집자는 어떤 직업인가?’에 대한 대답을 담은 직업 에세이기도 하다. (책이 발간된 시기를 기준으로) 14년째 출판 편집자로 일해온 강윤정 편집자에게 ‘문학책 편집자’는 작가와 나란히 뛰는 러닝메이트이자 첫 독자의 눈으로 원고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페이스메이커다. 말하자면 문학서 편집자는 작가만의 특성을 지켜주면서도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 이는 작가가 지금껏 써 온 작품을 이해하고 현재 관심을 두는 소재나 쓰고자 하는 작품에 애정을 쏟는 일이기도 하다(「들어가는 글」, 17p). 작가와 ‘나란히’ 뛰어야 한다는 강윤정 편집자의 직업 철학과 문학을 향한 애정은 문학서를 만드는 방법론 그사이에 스며들어 있다. 저자인 강윤정 편집자의 직업 철학이 책의 핵심 콘셉트이자 서술된 모든 노하우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된 셈이다.
문학 편집자의 업무… 생활 일지
『문학책 만드는 법』은 저자인 강윤정 편집자가 박연준 시인의 산문 원고를 편집했던 일을 기록한 업무일지를 바탕으로 쓰였다. 업무일지는 총 4부로 구성되었고 업무가 진행되는 시간 순서에 따라 내용이 배열되었다. 그래서 1부 1장 「이 원고는 어떤 책이 될까」는 ‘박연준 시인의 산문 원고가 들어왔다’로 시작하고 4부 1장 「SNS 시대의 책과 편집자」는 ‘박시하 시인의 시집이 출간되었지. 주민현 시인의 시집과 박연준 시인의 산문집도 곧 출간될 것이다.’로 시작한다. ‘업무 일지’를 연출한 차례 구성도 돋보인다.
"첫째 주에는 시인의 산문집 원고를 일독하고 재독하며 편집자로서 판단하기에 좋은 목차를 구성합니다 (중략) 둘째 주에는 독자가 “내용보다 먼저 읽는 글”, 제목을 정합니다 (중략) 셋째 주에는 ‘오롯한 편집자의 공간’을 채워 나갑니다 (중략) 넷째 주에는 시인의 시집 표지 디자인을 의뢰하고, 소설가의 연재용 원고를 살핍니다.” -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본문은 사무실에서 원고와 씨름하는 일, 이를테면 교정 교열이나 내부 디자이너와 소통하는 업무부터 서점 매대를 살피고 알맞은 자리를 기획하는 등 사무실 바깥에서 더 큰 시각으로 구성요소를 하나씩 채우며 완성도를 높이는 일까지 넓은 업무 범위를 포괄하도록 구성되었다. 그래서 편집 매뉴얼로 기획된 기존의 편집실용서와 다르게 『문학책 만드는 법』을 포함한 ‘공부책 시리즈’는 편집자의 일상과 밀접한 내용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특히 4부 중 「내 머릿속 클라우드」에서는 기획 아이디어를 포착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데 저자의 실제 루틴이 예로 사용된 것이 돋보인다. 문학서를 향한 애정이랄까 분투랄까. 하여튼 이 많은 걸 다 보려면... 눈 건강을 평소에 챙겨두어야겠다.
1. 출퇴근 시간: 팟캐스트 하나씩 듣기
2. 업무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에: 뉴스레터 한두 개 읽기
3. 점심시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혼밥’하는 거 괜찮지 않나. 천천히 밥 먹으며 잡지(문예지) 읽기
4. 요일 하나 정해 에이전시 소식지 읽기
5. 오후에 잠이 온다 싶으면: 주목하고 있는 저자를 검색해 관련 기사나 인터뷰 읽기(업무의 일환이니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좋다)
6. 퇴근 후 산책 겸 집 앞 카페에서 책 읽기, 문예지 읽기 모임 준비
7. 집안일 하며 팟캐스트나 유튜브 영상 듣기
8. 주말에는 궁금했던 동네 서점 두어 곳 묶어서 가 보기, 독서 모임(문예지 읽기 모임) 참석하기, 북섹션 읽기
- 「내 머릿속 클라우드」, 149-150p
편집자 독자를 위해 선배 편집자가 들려주는 편집 이야기
저자가 실제로 원고를 편집해 온 방식과 경험에 따라 꼭지를 잡아 내용을 구성했으며 이에 따라 책 전체에 걸쳐 한 편의 서사가 이어진다. 이를테면 『문학책 만드는 법』은 저자인 강윤정 편집자가 박연준 시인의 산문 원고를 편집했던 일을 기록한 업무일지를 바탕으로 쓰였다. 순서대로 진행되는 문학 편집자의 편집기를 따라가다 보면 복잡하고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편집 업무가 한결 친숙하게 느껴진다. 서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성 방식은 『문학책 만드는 법』의 부제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에서 나타나듯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이기도 하다. 이전에 출간된 편집 실용서나 자기계발서에 비해 간결하게 짜인 구성 때문에 ‘공부책 시리즈’는 내용 면에서도 비교적 부담이 덜 하다 할 수 있겠다. 비유하자면 기존에 편찬된 편집 실용서는 구체적인 편집 방법론, 이를테면 저자 섭외나 교정 교열 등을 체계에 맞추어 서술한 매뉴얼이고, 『문학책 만드는 법』은 저자의 업무 일지를 따라 문학 편집자가 마주해야 하는 다양한 삶의 면면을 펼쳐 보인 일종의 에세이이며 책상 한구석에 두고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펼쳐볼 수 있는 작은 다이어리다.
제목: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저자: 이진
출판사: 유유
발행일: 2021-02-04
인문교양서 편집자는 어떤 직업인가?
- 세계와 삶을 공부하는 유연한 협력자로 일하기 위하여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은 제목대로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을 쓴 실용서이면서 ‘인문교양서 편집자는 어떤 직업인가?’에 대해 인문 교양 편집자로 15년 넘게 일해온(현재는 20년이다.) 이진 편집자의 실무 노하우와 직업 철학이 조밀하게 담긴 직업 에세이기도 하다. 자신을 ‘소심한 편집자’로 소개하는 저자는 편집자로 일해온 지난 15년을 뒤돌아보며 운을 뗀다. ‘2005년 1월 3일부터 편집자 일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16년이 지났다’(「들어가는 글」, 9p). 15년차 편집자가 쓴 ‘들어가는 글’에는 화려한 이력이나 성공담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과 걱정이 먼저 놓였다. 저자는 ‘3년 4개월을 쉬는 바람에 16년을 꽉 채운 경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찜찜한 구석’이 있고, 자신에겐 ‘인문서의 가치라든가, 교양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주제를 다루기엔 솔직히 지금 자기에게는 한 권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일이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며,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을 쓰기 전에 ‘내가 이런 책을 쓸 자격이 있을까?’ 고민했다.그러나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세심하고 차분한 면을 보이듯이, 이어지는 글에서는 자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을 편집자 독자를 독려하고 나섰다. 문장이 따뜻해서 조금 길지만 전부 인용해왔다.
‘지금 내가 가장 걱정스러운 건 앞으로 이야기할 이런저런 경험이나 어리숙한 실패가 누군가에게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어떤 시도든 나에게 그만큼의 여유와 재량이 주어졌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나는 해 보았지만 여러분은 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있다면, 그것이 꼭 여러분 탓은 아닐 것이다… 그 전부를 다 자신의 무능 탓으로 돌리지 말고 일단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보겠다는 마음, 나는 그것이 뒤에 나올 모든 이야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직업 철학은 들어가는 글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보자’고 썼던 소심하지만 차분한 그의 성격을 닮았다. 저자에게 편집자란 완고한 장인처럼 주도적으로 기획안을 제시하고 처음부터 완벽한 책을 만들어내기보단, 직접 이곳저곳 치이면서 어긋나는 이음매를 거듭 연결하며 책을 만들어가는 직업이다. 말하자면 인문교양서 편집자란 사람과 책, 세계, 그리고 자신의 삶에 맞추어 제 모습을 유연하게 바꾸는 사람이다. 부제에서 쓰인 ‘유연한 협력자’란 이런 의미로 쓰인 것이다. 인문교양서는 편집자가 사무실 한 켠에서 고독하게 완성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닌 까닭에 편집자는 작가와 독자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야 하고, 출판사 동료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고, 무엇보다 빠르게 흐르는 세상에 발맞추어 걸어가야 할 것이다. 이 퍼즐의 틈에 자기를 처음부터 끼워넣기는 어렵다. 인문교양 편집자가 되었다면 이런 과정이 피니시 라인 없이 이어지게 되리라. 그래서 저자는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보자’고 썼는지 모르겠다. 근심을 가득히 안고 썼던 저자의 ‘할 수 있는 일’이란 세상에 발맞추어 가기 위해 ‘사적인 삶을 저 뒤로 밀쳐 둘 것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지키고 돌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진 편집자가 편집한 대표작 <어린이라는 세계>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일과 사적인 삶 사이 ‘발을 동동 구르던 시간’에서 발견한 또 다른 세상이다.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은 이진 편집자가 책을 만드는 각 단계를 반영하여 구성되었다. 1부는 저자를 만나고 책을 기획하는 단계, 2부는 초고가 편집을 거쳐 최종원고가 되는 단계, 3부는 원고가 독자에게 닿기 위해 디자이너와 마케터의 손을 거치는 단계에 관한 이야기다. (그 중 1부 「소심한 편집자가 기획하는 방법」은 들어가는 글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의 삶을 살피는 것에서 시작하는 기획 방법에 관해 말한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이 책이 편집 방법론보단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는’ 데 가깝다고 명확히 했으나, 본문 사이사이 자신이 겪었던 편집 경험과 그 과정에서 쌓인 자료를 아낌없이 방출해 내며 편집 방법론의 일면을 제시하는 데 충실히 하였다. 줄글 사이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작성했던 발주서와 책의 일부를 도판과 도표로 삽입한 것이 인상적이다. (읽다보면 ‘이렇게까지 해?’라 되뇌게 될 것이다.)
만듦새를 보자
한 손에 들어오는 책
겉표지가 없는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책상 위에 올려두고 언제나 펼쳐 볼 수 있는 좋은 참고도서’를 표방해 표지에 얇은 종이를 사용했고 가볍고 휴대하기 좋은 115*188mm 판형(시집의 모양새에 가깝다)으로 출간되었다. 표지 바탕이 샛노란 색이라서 눈에 잘 띌 것 같다. ‘공부책 시리즈’의 앞표지를 차지한 도형은 격자 모양을 조금씩 변형한 것이다.
『문학책 만드는 법』은 격자를 이루는 실선 대신 각 교차점에 색이 다른 점들을 오밀조밀 배치하였는데, 부제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와 책을 관통하는 핵심 콘셉트를 고려하면 저자와 편집자가 함께 원고를 두고 분투하는 모습을 위에서 본 것처럼 표현한 듯 보인다. 뒤표지에도 마찬가지로 같은 콘셉트를 나타내는 들어가는 글의 일부에 격자가 배경으로 삽입되었고, 부제의 의미를 보충 설명하는 카피가 따로 쓰였다.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 『문학책 만드는 법』 앞표지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앞표지에는 끝 꼭짓점에서 뻗어 나온 실선이 세로줄을 가로질러 다시 대각선 방향의 꼭짓점 끝으로 이어지는 모양을 격자 위에 반복하였는데, 인문교양서 편집자가 유연한 협력자로서 여러 사람을 잇는 것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뒤표지에도 마찬가지로 같은 콘셉트를 나타내는 들어가는 글의 일부에 격자가 배경으로 삽입되었고, 부제의 의미를 보충 설명하는 카피가 따로 쓰였다.
『문학책 만드는 법』 내지는 들어가는 글 - 차례 - 본문 4부 - 나오는 글로 구성되었으며 나오는 글에는 특이하게 QnA가 실렸다. 문학 편집자의 업무를 단계별로 보여주는 ‘업무 일지’ 콘셉트에 따라 연출된 디자인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작은 판형 덕에 내지에는 200쪽 내외의 텍스트가 작지 않은 크기로 내지 여백이 거의 없게 담겼으나 줄 간격이 적당해 읽기에 불편한 점은 없다.
'문학 편집자의 업무일지'처럼 연출된 차례면
『인문교양책 만드는 법』 내지는 들어가는 글 - 차례 - 본문 3부 - 나오는 글로 구성되었다. 작은 판형 덕에 내지에는 200쪽 내외의 텍스트가 작지 않은 크기로 내지 여백이 거의 없게 담겼으나 줄 간격이 적당해 읽기에 불편한 점은 없다. 줄글 사이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작성했던 발주서와 책의 일부를 도판과 도표로 삽입한 것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