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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쉘 May 14. 2024

야식

지옥같은 야식파티

족발, 곱창주문 그리고 닭발볶음, 각종 나물 반찬과 과일 한 접시 소주와 맥주, 먹다 남은 위스키, 소주컵 5개 맥주컵 5개 수저 5세트, 물 한 통 과 물컵 5개, 방석 5개 , 바닥 청소와 정리정돈, 음식한 티가 나지 않게 정리한 부엌. 확인 또 확인을 한다.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 밤 10시가 되면 나경의 집에는 매번 같은 5명의 사람들이 집으로 온다. 나경과 엄마는 밤 10시부터 새벽 몇 시가 될지 모르는 이 야식파티 뒷수발을 한다.

퇴원을 하고 오랜만에 갖는 야식파티라 평소보다 상차림에 신경을 쓰라는 연락을 받은 엄마는, 접시를 두 개로 나누어 담아 음식양이 많아 보이게 신경을 썼다. 일손을 거들며, 엄마의 기분을 살피는 일은 나경의 전문 분야가 된 것만 같다. 이날은 엄마의 기분이 극도로 좋지 않은 날이며 즉, 나경이 좀 더 엄마 곁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9시가 조금 넘자 사람들이 한두 명 오기 시작하고, 술판이 벌어졌다.

나경과 엄마는 음식을 나르고 술을 따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손님의 각종 뒷수발을 하며, 야식파티가 빨리 끝나기 만을 기다린다.


" 나경이는 이제 겸상해도 되겠어 이리 와서 앉아 어?"

볼때기가 터질 것 같이 음식을 넣고 우적우적 씹어 잡수며, 말은 왜 하는 건지... 기분 나쁜 티도 내지 못하는 나경은 흐릿하게 입꼬리만 살짝 올려 상황을 넘겼다. 한 달에 두 번 아저씨들의 술주정을 수없이 겪어내며, 노하우가 어느 정도 붙은 나경의 노련함이 묻어 나오는 순간이다. 


푸짐하게 차례진 음식에서는 썩은 내가 나는 것 같은 이 시간. 나경은 야식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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