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팀원들과의 의사소통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사한지 2년차에 갑자기 리더가 되었다.
팀 리더가 급작스럽게 '저 퇴사합니다'라는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나는 리더가 되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를 여러 번 물었고, 스스로에게도 여러 번 물었다.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꼭 나여야 하는가?, 너 잘 할 자신 있어?
나는 아직 이커머스 플랫폼 2년차인데, 내가 과연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다. 물론 팀원들도 갑자기 저 사람이 리더라니, 혼란스러움을 느낄 텐데 내가 중심을 잡고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막막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나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 그래서 이십여 년 동안 도전을 두려워했고, 나의 의견과 의사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그런데 또 책임감은 왜 이렇게 크게 느끼는지, 사회에 나와 회사라는 집단에 소속되면서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은 어떻게든 아득바득 해왔다. 머리가 안 따라주면 밤을 새워서라도 업무를 파악해가고, 트렌드에 둔감하다고 느껴지면 연차를 써서라도 시장조사를 나갔다. 사람에게 거절당하는 게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어 워크인 영업도 시도해 봤고, 파트너사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어 미팅 전날 밤새 자료도 만들고, 미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까먹지 않으려고 대본까지 만들어서 외우고 외웠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작은 도전으로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어느 순간 '어쩌면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리더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아직 직급으로 따지면 주임과 대리 그 사이 어딘가에 있으며, 팀 내에서는 가장 나이가 어리고, 이 회사에 입사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를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전 리더가 인볼브 되어있는 모든 미팅과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되면서 매주 최대 근무시간인 52시간을 초과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팀원들에게 명확한 업무 디렉션과 가이드를 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었다. 나 스스로가 업무 파악이 덜 되어있고 결정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말끝은 흐려지고, 팀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첫 한 달 동안은 모든 결정에 앞서 타 팀, 혹은 c레벨과 논의하고 있는 아젠다의 논의 내용을 중간중간 업데이트해서 공유했다. 우리 팀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될 수 있으니 최대한 팀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자 내 딴에는 노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노력은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
사실 나는 윗선에서 탑다운으로 내려오는 의사결정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항상 의사결정의 배경이 궁금했고 납득되지 않으면 업무에 진전이 없었던 터라 다른 구성원도 이 부분을 똑같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A라는 사람은 배경에는 관심이 없고 의사결정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만 포커싱 해서 전달해 주기를 바랐고, B라는 사람은 배경이 궁금하기는 하나 중간중간 변화되는 의사결정의 과정까지 캐치하는 것을 피로하다고 느꼈다. C라는 사람은 의사결정만 탑다운으로 공유해달라는 의사를 명확하게 하기도 했다.
나는 각 구성원마다의 성향을 다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방적인 소통이라고 느껴지지 않도록 충분한 소통을 하되 과하지 않아야 하며, 이러한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느끼는 구성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 스스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선적으로는 1 on 1 미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온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나는 별다른 아젠다를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첫 1 on 1을 해보니 다들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쌓아뒀던 얘기가 참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같은 위치에서 같은 업무를 하던 동료였는데도 사람의 속마음은 노력해서 알고자 하지 않으면 정말 끝까지 모를 수도 있나 보다.
다음 편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팀원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고찰과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
그 전에 내 스스로가 버려야 할 부정적인 말버릇과 태도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난 못 해낼거야',
혹은 나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팀원이 나라는 사람 자체를 싫어할 것이라고 넘겨짚는 태도 정도 될 것 같다.
정말 쉽지 않은 나날을 견뎌내고 있는 나 자신..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