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워홀 준비 : (예산에 맞는)집 구하기

언덕 위 투 룸이 내 집이 되다

by 아하

"저 지금 계약할게요."


언덕 두 개를 올라가야 겨우 나오는 집. 하지만 햇빛이 잘 들어오고 넓은 집. 이 방을 보자마자 내 집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넓고 해가 잘 드는 것 중 하나만 있어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무려 둘 다 충족하는 집이라니! 게다가 예산에도 꼭 맞는 집이었다. 같이 간 친구는 그래도 방을 더 보긴 해보자며 나를 이끌었지만, 이미 투 룸을 본 이상 원룸이 눈에 찰 리가 없다. 그렇게 언덕 위 언덕에 있는 방 2개짜리 집은 나의 집이 되었다. 방을 구하면 끝일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내가 고른 집은 노옵션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옵션이 없어도 있다는 세탁기, 가스레인지, 냉장고도 없는 진짜 그냥 공간.이었다.


그래도 방을 여러개 봤으니 기록해본다.


�첫 번째 방 : 역세권 꽃무늬 벽지 방

월세 : 1000/50

들어가자마자 화려한 벽지가 나를 반긴다. 강렬한 빨간 꽃이 온 집안을 휘감고 있다. 그것만 빼면 무난한 집. 공동현관도 있고, 역세권, 수납공간도 충분하다. 아주아주 작은 창고가 있다. 위치가 지하철 역 바로 앞이라 고민을 좀 했지만 방이 원룸이고 너무 작아서 패스.


�두 번째 방 : 다락이 있는 방

월세 : 2000/60

하도 투 룸을 외치니 예산에 안맞아도 부동산에서 보여준 방이다. 공사장에 데리고 가 너무 당황했는데, 일단 터만(?) 보여주는 거라고 했다. 아직 지붕만 있는 방도 없어서 못 판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싹 리모델링할 예정이고 방2개에 거실도 있고, 조그만 다락도 있는 단독 주택이었다. 조용한 골목에 있어 마음에 들었는데, 일단 예산이 맞지 않고 혼자 살기엔 너어어무 넓었다. 게다가 지하철역이 걸어서 20분... 만약 내가 같이 살 친구가 있었다면 조금 고민해봤을 것 같다.


�세 번째 방 : 복층 원룸

월세 : 1000/55

여긴 일단 5층인데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올라가면서 이 집엔 못살겠다는 생각을 했다.(이래놓고 언덕을 두 개 올라가야 하는 집에 살고 있지만) 게다가 계단을 오르는 내내 담배냄새가 나서 너무 속이 안좋았다. 역세권이라 위치는 좋았던 것 같다. 복층이긴 하나... 원룸을 반 쪼개서 복층으로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아래층은 좁은데 층고가 높아서 서있기만 해야할 것 같았고 윗층에선 누워있기만 해야할 것 같았다.


�나의 방(이 될 집)

월세 : 1000/45

언덕 두 개를 올라가야 하지만 1.5층 같은 2층. 보일러실 겸 창고도 있다. 집으로 들어가면 작은 방 1개, 넓직한 큰방 1개. 주방겸 작은 거실(?)이 있다. 해도 아주 잘 들어온다. 30년 넘은 집이지만 도배를 새로 해서 깔끔한 벽지와 창문을 가지고 있다. 단점은... 화장실이 좀 낡았고 옵션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아무것도 없다. 정말 없음.


계약할 때는 마냥 신났는데 이사를 일주일 앞두고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사야 하는 걸 적어보니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청소기, 전자레인지, 침대, 서랍, 책상, 의자… 정말 필요한 것들만 적었는데 이미 한가득이다. 이미 계약금은 넘어갔으니 어쩔 수 없다. 평생 살 집도 아닌데 거의 혼수 장만과 다름없는 이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아무리 급해도 집 구할 때 살펴봐야 하는 것!

- 화장실 물 잘 나오는지! 꼭 물이 잘 빠지는 지까지 살펴보자.
- 곰팡이 자국이 없는지! 장마를 무탈하게 보내고 싶다면 꼭 살펴보자.
- 바람이 잘 통하는지! 환기는 건강과 직결되어 있으니 꼭 확인하자.
- 가까운 지하철역/ 버스정류장이 있는지! 자차가 없다면 무조건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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