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하늘이 참 무심하다고 생각한다.
불행을 느끼기엔 쉽고, 행복을 느끼기에 어려운 세상에서.
불행은 찾지 않아도 찾아오고, 행복은 찾아야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세상에서.
행복을 조금이라도 느끼면, 불행이 질세라 금세 발목을 잡을 때 하늘이 참 무심하다고 생각한다.
“행복하자.“
마음 쓰며 억지웃음을 짓는 날들보다 진정으로 행복해 웃음을 짓는 일이 얼마나 있던가.
잠시 스치는 감정이란 것을 알기에 더 오래도록 붙들고 싶은 욕심이 치민다.
이대로만, 이대로만.
더 바라지 않으니 이대로만.
가늘어도 괜찮으니, 길게만.
굵어져라 않을 테니, 유지만.
행복은 내게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미안해.
나는 전달되는 순간 사라지는 감정이야.
다음에 불행으로 가득 찰 때, 또 작게 찾아올게.
너무 작아 발견하기 힘들겠지만,
우리 그렇게 자주 보자. “
나는 대답한다.
“네가 영영 오지 않을까 봐.
나는 싫다는 말도 못 해.
오래 보지 못한다면, 자주라도 봐야지.
매일 매 순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24시간 함께 있는 것처럼.“
행복과 불행.
두 단어에 공통점이 있다면, 감정이 널뛰기를 하게 만든다는 것.
차이점은 하나는 웃음을, 다른 하나는 눈물을 선사한다는 점이겠지.
하루에 이 두 가지 감정을 겪은 사람의 끝은 무엇이 남았을까?
어떤 게 더 강한 감정일까?
행복은 내게 사과를 건넸다.
“미안해.
나는 전달되는 순간 사라지는 감정이야.“
제멋대로 사라지는 행복의 사과를 받고 싶지 않다.
약한 감정을 얻겠다며 발버둥치는 내 모습조차 오늘은 보고 싶지 않다.
어떨 땐 무기력한 게 제일 행복하다.
이게 무슨 모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