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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무지 Jul 27. 2024

행복이 나에게 사과를 건넸다.

가끔은 하늘이 참 무심하다고 생각한다.

불행을 느끼기엔 쉽고, 행복을 느끼기에 어려운 세상에서.

불행은 찾지 않아도 찾아오고, 행복은 찾아야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세상에서.

행복을 조금이라도 느끼면, 불행이 질세라 금세 발목을 잡을 때 하늘이 참 무심하다고 생각한다.


“행복하자.“

마음 쓰며 억지웃음을 짓는 날들보다 진정으로 행복해 웃음을 짓는 일이 얼마나 있던가.

잠시 스치는 감정이란 것을 알기에 더 오래도록 붙들고 싶은 욕심이 치민다.


이대로만, 이대로만.

더 바라지 않으니 이대로만.

가늘어도 괜찮으니, 길게만.

굵어져라 않을 테니, 유지만.


행복은 내게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미안해.

나는 전달되는 순간 사라지는 감정이야.

다음에 불행으로 가득 찰 때, 또 작게 찾아올게.

너무 작아 발견하기 힘들겠지만,

우리 그렇게 자주 보자. “


나는 대답한다.

네가 영영 오지 않을까 봐.

나는 싫다는 말도 못 해.

오래 보지 못한다면, 자주라도 봐야지.

매일 매 순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24시간 함께 있는 것처럼.“


행복과 불행.

두 단어에 공통점이 있다면, 감정이 널뛰기를 하게 만든다는 것.

차이점은 하나는 웃음을, 다른 하나는 눈물을 선사한다는 점이겠지.


하루에 이 두 가지 감정을 겪은 사람의 끝은 무엇이 남았을까?

어떤 게 더 강한 감정일까?

행복은 내게 사과를 건넸다.

미안해.

나는 전달되는 순간 사라지는 감정이야.“

제멋대로 사라지는 행복의 사과를 받고 싶지 않다.

약한 감정을 얻겠다며 발버둥치는 내 모습조차 오늘은 보고 싶지 않다.

어떨 땐 무기력한 게 제일 행복하다.

이게 무슨 모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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