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년 만에, 10년여 만에 만난 친인척들이 있다.
곱고 아름다운 피부, 풍성한 머릿결과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시던 큰어머니,
언제나 힘차게 두 팔을 벌려 환영해 주시던 작은 큰아버지.
“오랜만에 뵈어요, 잘 지내셨어요?”라는 말이 나오기 부끄러울 정도로 찾아뵙지 못했던 날들.
내게 따듯한 말들을 건네던 우리 어르신들은 이제 새하얀 머리로 나를 맞이했다.
얼굴을 이렇게 오랜 기간 보지 못했으니 사실 남이 더 가까울 수도 있는데, 나는 가족들을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왜 내가 다 클 때까지 그 모습 그대로 기다리지 않은 건지, 세월이 야속했다.
나는 아직 더 커야 하는데, 아직 보여줄 모습들이 많이 있는데 앞으로의 기다림은 더 짧아질까 봐, 마음이 아프다.
나는 부모님께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고, 기뻐하시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확실한 건 엄마와 아빠의 기쁨은 나라는 존재이니까.
나에게도 엄마, 아빠가 그런 존재이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이라면 행복한 거 아니겠나.
이와 같은 이유로 큰아버지, 큰어머니, 고모에게 잘하지 못한 게 후회스러웠다.
그저 내가 행복하면 됐다는 그 말 앞에 내가 어떠한 말을 할 수 있을까.
“행복합니다!”
내가 보답할 수 있는 최선의 말.
그래서 나는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리고 가족뿐만 아니라, 내 주위 사람 모두에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는다.
표현도 게을리하지 않고, 사랑도 끊임없이 나누며, 웃음으로 함께 기뻐할 줄 아는 멋진 어른,
그게 진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이루고 성공하는 것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고 내가 행복한 것.
우리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요즘 너무 감정, 감성적이라 툭-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이 내용 역시 눈물 없이 쓸 수 없었다.
언제나 감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면 싫을 수 있겠지만,
가끔은 좋다.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과 여유 없는 상황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어서.
이런 글감을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퇴고 없이 작성한 글은 늘 중구난방 의식의 흐름 기법대로 서술됨을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