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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셀레스티얼 m Apr 08. 2024

네 아이 엄마.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참가하다.

미국 소도시에서 자기 계발하기.


1. 인구 5만 명의 소도시에서 사는 나. 동네 지역 (커뮤니티)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되었다. 오디션도 없고, 적당히 연주할 수 있으면 되긴 하는데 현악기는 잘하는 사람부터 초등학생 친구까지 다양해 보이긴 했다. 나는 첼로로 시작했다가 콘트라베이스 할 사람이 없다길래 얼떨결에 하게 되었는데 어찌어찌 첫 콘서트에도 참여했다.


2. 근처 중학교에서 모두 모여 2주에 한 번 연습(리허설)한다. 시간은 저녁 먹고 난 뒤인 7시부터 9시 반. 3개월 동안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고 12월, 5월에 콘서트를 한다.


3. 처음엔 네 아이들을 키우며 바쁜데 내가 오케스트라 연습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부담이 컸지만, 뭐든지 시작하고 나면 걱정과는 다른 쉬운 점/어려운 점이 드러난다. 또한 시작이 반.


4. 내가 없는 동안 남편이 걱정스러웠는데 남편은 오히려 내가 없는 동안 아이들을 잘 재워주었다. 이 기회에 12개월 막내까지도 집에 놔두고 다니는 일이 자주 있게 되다 보니 전에 없이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첫 애를 키우던 때보다 오히려 더. 그러보면 문제는 시간 없음보다는 나의 불안이었던 것 같다. 남편은 내가 항상 하던 식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없을 거라는 불안. 그러나 그런 불안을 잠시 제쳐놓고 나니 남편과 아이들이 서로 더 시간을 보내고, 남편의 육아스킬(?)도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5. 단점은 예상치 못한 데서 나타났는데, 두 시간 동안 연주하느라 서 있으면서 골반통이 생겨버린 것이다!! (참고로 앉아서 하는 악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서서한 악기..). 결론적으로 의자에 앉아 연주하는 등 방법을 찾아보다가 그냥 골반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6. 콘서트는 무료고 한 번 해봤을 뿐이지만 어린아이들도 올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이 동네가 아이들이 워낙 많다 보니 누가 소리를 내고 울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콘서트 때 남편이 남자아이 세 명과 12개월 막내를 데리고 와야 해서 좀 걱정스러웠다. 다행히 듣기 쉬운 크리스마스 곡들이라 아이들도 잘 즐겨주었던 듯하다. 아이들에게 몇몇 곡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지휘봉과 벨 (산타의 사슴들이 다니며 울리는 소리가 나는 벨)도 무료로 나눠주더라. 아무래도 어려운 음악 콘서트는 어린아이를 데려가기 힘든데 지역 오케스트라는 부담도 없고 이렇게 엄마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음악을 쉽게 접하게 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6. 내 옆에서 연주하는 키가 훌쩍 큰 친구와 말을 섞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고등학생이라는 것이다. 이 친구는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온단다. 다들 음악 전문가인가 했더니 아버지도 몇 달 전부터 아이들을 데려오기 시작하며 오래전에 하다 그만뒀던 악기를 다시 잡았다는 것이다. 아직 미성년인 아이들 둘을 데려오며 자기도 음악을 다시 시작한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되는 듯했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지역 오케스트라에서 합주하는 꿈을 꾸게 되었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도 정말 좋은 활동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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