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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by 민수석


SBS 예능 프로그램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 - 비서진〉에

유노윤호가 출연했습니다.

평소 이미지답게 그는 열정 넘치는 하루 스케줄을 소화했죠.


이 과정을 배우 이서진과 김광규가

1일 매니저가 되어 함께하며 지켜보는 프로그램인데,

열정의 대명사인 유노윤호와 보조를 맞추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 말미, 김광규 님의 인터뷰에서

속내가 살짝 드러납니다.


“몸에 제일 안 좋은 정이 열정이다.”


프로그램을 보며 문득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유노윤호의 그 뜨거운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체력이 아닐까 합니다.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체력부터 길러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결심을 가장 많이 하는 순간은

컨디션이 좋을 때입니다.

체력이 충만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처음의 뾰족했던 다짐들은 점차 무뎌집니다.

처음엔 강철도 벨 듯 날카로웠던 칼이

나중엔 두부도 자르지 못하는 칼이 되는 것처럼요.


간절함, 의지, 열망…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난 8월 깊은 회의감이 찾아왔음에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를요.


여러 요소가 있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러닝을 통해 쌓인 체력이었습니다.


에너지, 다시 말해 체력이 남아 있으니

뭐라도 다시 움직여볼 힘이 있었던 겁니다.

꺼져가던 작은 불씨가 버티고 버티다

다시 타오를 수 있었던 것이죠.


특히 나이가 들수록 체력은 자연스레 떨어집니다.

그러니 예전처럼 열정을 마음껏 쏟아내기 어려워지고,

결국 김광규 님의 말처럼

‘열정이 몸에 안 좋다’는 푸념이 공감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가장 먼저 체력부터 길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저 역시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낍니다.

예전만큼 새벽 러닝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루틴과 습관들이

지금의 저를 다시 한 번 지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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