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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전시리뷰] 이미래: 캐리어즈

2020.07.23-09.13 아트선재센터 3층

by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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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3년 동안 세상을 뒤흔들었던 코로나19는 국제적으로 가장 명성 높은 미술행사도 멈추게 만들었다. 멈춰있던 미술행사가 재개하게 되면서 많은 미술인들이 기다렸을 3년 만에 다시 열린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본 전시에 정금형, 이미래 2명의 작가가 참여한 것은 어느 때 보다 세간의 관심과 주목을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같은 해 부산비엔날레 <물결 위 우리>에 참여한 이미래작가는 부산 영도의 선박관련 공장이었던 송강중공업의 골조를 활용한 거대한 구조물 설치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재로 그 해 태풍에 의해 작품이 기울어져 아슬아슬 버티고 있던 그 모습이 가히 코로나 19를 겪은 뒤 거친 물결 위 버티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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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의 이미래작가를 세간에 각인 시킨 전시는 단연코 이 아트선재센터 개인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캐리어즈' 에서 캐리어는 무언가를 옮기는 수단인 'carrier'를 뜻하는 데, 또 한편으로는 병을 가진 '보균자', 아이를 가진 '임신한 여자'를 뜻하기도 한다. 'carry' 자체가 흐르다. 옮기다. 등을 뜻하는 데 이것은 작가의 작품의 가장 상징적인 키워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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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되고 쏟아져나온 장기와 기관이 펌프질로 간신히 움직이고 있는 건지 반대로 기계들이 점액질의 점령으로 죽어가고 있는 건지 이미래의 조각들은 힘겹게 작동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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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래작가는 2024년 하반기 테이트모던에서 '현대커미션'으로 선정된 9번째 작가로서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폐공장이 개조되어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소위 리모델링의 교과서적인 사례이자 현대미술의 메카로서 상징적인 테이트모던에서 그의 그로테스크한 물질들이 어떤 모습으로 탄생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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