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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therapist Nov 02. 2023

미술이 가르쳐주는 인생, 다섯번째

한번에 되는 건 없어, 실패해도 괜찮아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경험한 것은 실패이다. 내가 원하는 수준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때 가지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어쩌면 그림이 내 인생에 가르쳐준 것은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마음이다. 초보일 때는 당연히 나의 미숙함이나 실력없음으로 인한 실패를 수백번 경험했다. 동그라미 하나도 수백번을 그려봐야 제대로 그릴 수 있었다. 동그라미 하나도 그러했는데 구도, 조감, 명암, 인물, 유화, 수채화 등등을 새로 배우면서 성공보다 더 많은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그렇게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배운 두가지 삶의 교훈이 있다. 첫번째 처음 배우는 것이나 도전하는 것은 절대로 처음부터 완벽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그라미 하나 명암하나 똑바로 그리는 것도 수많은 실패와 연습가운데 완성되는데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였다. 영어를 배우고 글을 쓰고 새로 공부하는 모든 분야에서 처음부터 나는 대단한 실력이나 능력이 나타나길 바라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늘어야 함을 배웠다. 그러다 보니 시작하고 도전하는 나에게 오히려 조금은 관대해지고 이런 관대함은 나를 게으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꾸준하게 만들었다. 나는 나의 실력없이 없고 경험이 부족함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 못하는 많은 이유가 "잘하지 못할까봐"이다. 잘하지 못할 바에는 안하는게 낫다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엄청 겸손한 것 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무척 교만한 말이다. 자신은 처음부터 잘하고 싶다는 속내가 들어가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물론 간혹 언어천재나 음악천재들이 가르쳐주지도 않은 언어를 배우고 한 두번 들은 피아노 곡을 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매우 희귀한 존재들이다. 그들과 우리를 비교하는 것은 바보같은 행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에 비례하여 실력이 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성격급한 한국사람들은 빠른 성과와 실력향상을 원하다보니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림이든, 악기이든, 기술이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든 간에 시간이 지나야 실력이는다. 그 동안 실패와 실수의 경험이 쌓이고 쌓여야 실력도 함께 자라는 것이다.


두번째 교훈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린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실패작(?)이 나온다. 사람에 따라 실패작의 기준이 다르지만, 내 기준에서 내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거나, 원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때 속으로 "이번건 망했네."라는 생각이 들면 실패이다. 그럴 때마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다. 공들인 시간과 정성이 가장 아깝기 때문이다. 짧게는 몇시간에서 길게는 몇 일씩 애를 썼음에도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게 실패를 경험하면 창작의욕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거기에 머물러 있지는 않는다. 작품의 실패가 나의 실패가 아닐 뿐더러, 실패를 통해서 나는 문제점을 더 많이 발견한다. 그래서 다음에 작품을 시작할 때 더 조심하고  신경써서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이끌어 낸다. 그래서 실패에 머물러 있지 않게 된다. 그림을 통해서 나는 실패에 대한 맵집을 키운 셈이다.  


물론 삶에선 실패를 해서는 안되는 긴박한 상황이 있기도 하다. 생사를 오고가는 응급실같은 병원이나 올림픽같은 큰 경기 같은 경우 자신의 실수가 나와 타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개인의 일상에서 이런 긴박한 상황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인생의 패배자처럼  보이는 대학낙방, 취업실패, 이혼등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실패가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 순간엔 실패같고 실수 같지만 세월이 흐른뒤에는 좋은 경험이자 삶의 교훈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오히려 더 큰 역경을 이겨낼 힘을 줄 때가 많다.


중년이 넘어서 내가 배운 삶의 지혜는 개인이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인생이 갈라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실패로 인해 그 자리에 머무르거나 더 이상 도전하거나 성장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 실패를 발판으로 더 성장하고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나는 후자들을 볼 때 마다 그들은 실패를 많이 다루어 본 경험 많은 사람들이란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다. 그들은 실패는 나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배움의 과정과 성장의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필수코스 일 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 인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 실패나 실수하는 경험을 통해서 우린 충분히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생을 좀 살다보니 어떤 부분은 실패없이는 절대로 배울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따라서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되, 그 실패를 책임지는 지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될때 실패는 분명 더 괜찮은 것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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