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봤자 벼룩인 활동가
10년전 국제개발 NGO에서 퇴사하고 지쳤다고 생각했다. 아니, 실제로 지쳐 있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흔히 회자되는 ‘번아웃 증후군’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전혀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했고 꽤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7년이 조금 안되게 한 것 같다. 그리고 또 찾아온 2번째 번아웃. 아니, 실제론 그 7년 중간 중간 몇 번의 위기가 있었으나 그럭저럭 버텨냈고 다시 NGO가 그리워지기 시작하여 다시 해외 파견을 신청하였다. 더 정확히는 어느 회사든 나를 갈아 넣어야 하는데, 기왕이면 좋은 일에 갈리고 싶었다. 그리고 해외 파견 중 기술을 좀 더 배우면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술교육을 받고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사회적기업에 취업했다. NGO에서는 한발 멀어졌지만 그리 멀리 달아나진 못했다. 그리고 사정이 있어 다시 나왔고 또 취업을 준비했다. 이번엔 더 멀어지리라 생각하고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 지원을 했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 취업자리는 쉽게 뚫리지 않았고, 다시 힐끗 취업 검색창에 NGO라는 세 글자를 써넣고 검색을 시작한다. 그렇게 다시 뒤로 한 발. 그리고 계약직으로 무슨 NGO연합회에 입사해 자리에 앉아있다. 역시, 멀리가지 못했다. 아니, 스스로 돌아가기를 은근히 바랬는지 모른다. 그렇게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기관에서 당분간 일하게 되었다. 멀리 뛰었는데, 뛴게 아닌 상황. 웃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