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ris Jung
단식은 힘없는 자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마지막으로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다. 일부 정치인들의 '단식 show'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단식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청와대 앞, 한 사람이 46일 동안 곡기를 끊고 울부짖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그를 너무 차가운 곳에 혼자 오래 두고 있다.
지금이라도 그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된다.
김성묵(44) 님 이름 앞에는 항상 따라붙는 말이 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30여 명의 아이들을 구하고 가까스로 자신의 목숨도 구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를 영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김성묵 님 자신은 지난 2018년 4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4월 16일 약속 다짐 문화제’ 에서 이렇게 입장을 밝혔던 적이 있다. 자신은 수많은 생명을 등지고 탈출한 사람이라고.
그는 세월호 사고 당시 배 안에 누군가가 더 있다는 것을 알고도 돌아서서 나올 수밖에 없었고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입원했던 병원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뉴스나 영상을 보지 말고 생존자들과 연락하거나 대화하지도 말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퇴원 후 일부러 희생자 가족을 외면하고 1년 동안 약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아직도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왜 단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현재 세월호 참사를 조사 중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임기는 2년으로, 12월 10일이면 종료될 예정이다. 그가 청와대 앞에서 노숙을 하며 무기한 단식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성묵 님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현재 세월호 사건 조사를 진행 중인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제한적인 권한만으로는 정부 주요 기관이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및 기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의 요구 사항은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설치하여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이루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남아 있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큰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관련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21년 4월이면 끝난다.
김성묵 님은 "문재인 대통령이 응답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의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단식을 멈추게 해야 된다. 주변인들에 의하면 이미 장기에 많은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의 단식은 왜 정치인들의 관심을 못 받고 있나? 아니 정치인들은 왜 김성묵 님의 단식을 그냥 보고만 있나?
사람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