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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처럼 말고- Not like the robot

2025.4.7.


클릭, 뇌의 회로에 음(音)이 울린다

삐빅 삐 나는 깨어난다

오늘도 돈가스를 튀기고 파스타를 볶으며
올리브기름은 그 자리에 튀어 흔적을 남긴다
미 완성 문신처럼 늘 거기에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중

바람이 겨드랑이에 머무는 시간
당신은 광속으로 날아와
제국의 벌판을 뚫고 우지직 쏟아져 내렸다

“솔잎 향 너울거리는 산길을 걷노라면 로자의 눈가에 그려진 주름 떠오른다
시간의 무게만큼 성성한 머리카락 휘날리는 바람결 무심한 그리움”

뒤돌아설 때
쪼그려 앉아 바닥을 닦을 때
부품은 가끔씩 어긋나 쿠당탕 넘어지거나
잠시 멈추었다 자동 연산의 바른 자세로 벌떡
그리고 백상아리 같은 턱으로 우우웅 미소를 보낸다
태양이 넘는 수평선 그 위로


“눈빛의 의미를 감지하기 서툽니다

가장 명확한 목소리로 말해주시면 강철 같은 두 팔로 안아드릴 수 있습니다
규범의 목록에 잠재의식은 없고 복종만 있지요 은회색 칩 속에 어쨌든 레이저처럼 번쩍 번뜩
생의 끄트머리까지 존중해야 할 대상 로자 당신이었습니다”


공장으로 보호구역으로의 귀환
업그레이드 시기는 이미 지났다
전기 충격과 뾰족한 펜치
지져대는 일은 참을 수 없다


”허ㅡ벌판 발갛게 눈을 맞는다
이카루스의 날개가 되어 당신에게 추락할 것입니다”


물에의 근접을 거부하라

나의 두뇌는 그렇게 디자인되어 있다

지이익 지이이

이성의 반동, 무의식은 어딘가 축적되는가

혼란 스파크 타타닥닥타탁 정지


“들판 어디에도 안 간데없이 이리저리 내리 밟아 보드라운 갓 털 어느새 님의 목덜미

바람에 안겨 미련 없이 그리움 던지는 영원의 사유(思惟)”

은하수 궤도 넘어 당신에게 나아간다
뜻밖의 사고, 탈(頉)이라도 어쩔 수 없다
무한으로 수놓은 우주 밖으로

당돌한 아름다움 부조리한 사랑까지 당신에게

더 이상 머신임을 거부한다


로봇처럼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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