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nnell Kelly Nov 24. 2021

유튜브 브이로그. 자극성과 솔직함 그 사이 어딘가

우리는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한 SNS를 통해 브이로그 유튜버들에 대한 현실에 대해 비판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영상에는 브이로거들의 영상에 담긴 화기애애한 모습 이면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이라던가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지속적으로 이용한다거나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 유튜브의 자극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우리 일상에 유튜브라는 비디오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유튜버라는 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일파만파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경쟁자로 인해 즉, 캐릭터•색깔이 겹치는 채널이 많아지게 되면서 사람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일삼게 되었다. 

도를 넘어선 성적인 내용, 사이다 발언이라고 포장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상상하기 힘든 행위 소위 무개념 행동을 하면서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자극적인 영상에 내성이 생기면서 알게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자극적임에 익숙해지고, 계속해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게 된다.

우리 일상생활과 간극이 큰 화목하고 부러운 사생활 또 다른 하나의 자극적임으로 작용하고 우리들은 계속해서 시청하게 된다.

대부분의 브이로거들은 그들의 사생활 낱낱이 오픈하며 모든 것을 에피소드로 만들고 그렇게 브이로그를 생산해낸다. 독자들도 아시겠지만 흔히 유튜버들이 '유튜브각'이라고 칭하며 목을 매달고 있다. 





# 유튜버들의 이면생활


먹방, 브이로거, 일상생활 등을 찍는 크리에이터, 유튜버들이 얼마나 솔직한 모습으로 영상 촬영을 하는 줄은 모르겠지만 필자는 꽤 솔직한 모습으로 방송하는 크리에이터분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친구조차 나한테 솔직할 수 없듯이 그들의 영상에는 화목한 모습만 담겨있을 수밖에 없고 그 영상 뒤편에는 현실이 담겨있다. 자극적이고, 화기애애함만을 강조하고, 사생활 노출도가 클수록 그 간극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면서도 참 안타까워 보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유튜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연예인, 공인 그리고 우리 주변으로 확장시키면 서비스직만 하더라도 그런 고충을 가질 수 있는 흔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 트루먼쇼(Truman show)



독자분들이 트루먼쇼를 보셨는지 모르겠다.

트루먼쇼는 한 개인의 일상 24시간을 TV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대중들에게 송출하는 대규모 몰카 티비쇼이다.

극 중, 짐 캐리(주인공, 트루먼)는 본인의 사생활과 그만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거대한 몰카 세트장을 탈출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본인의 삶과 시간, 영역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대조되게 공인, 연예인들은 악성 사생팬, 파파라치들로 인해 24시간 감시를 받아야 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그들도 짐 캐리도 사람인데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영역인데 이 권리를 침해당한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브이로거들은 본인의 사생활을 컨텐츠화시킴으로서 유튜브 채널을 키워나가는 대조되는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대비되는 현상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사실 필자도 브이로그를 찍어볼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정도로 개인한테까지 생각이 확산되고, 이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필자 또한 사회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페르소나(Persona)


하지만 그런 유튜버와는 반대로 본인의 모습을 감추고 제2의 자아, 하나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그 모습으로 유튜브 영상을 찍고 본인의 모습을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 페르소나를 만듦으로써 본인의 진짜 모습과 사생활을 지켜낼 수 있다는 점이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일 먼저 예능 프로그램에 있는 노홍철과 영화배우들이 생각났다.





# [예능 프로그램] 노홍철


노홍철은 돌아이라는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질색팔색을 하면서도 웃기다는 모습으로 호감을 얻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 또한 진짜 미친 사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무도 300회' 특집에서 노홍철의 진심어른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노홍철은 그 캐릭터를 유지하고 동료들의 몰입감을 유지하기 위해 추석명절에 선물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는데 그 사실이 굉장히 무서웠다며 울음을 토했다. 본인의 자아가 아닌 새로운 페르소나로 살아가는 모습이 매력적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본인을 감추고 살아가는 거에 대한 힘듦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TV 프로그램에서 본인이 만든 페르소나로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고, 받아오고 있다.





# 영화배우


영화배우들도 매번 새로운 작품에 출연할 때 마찬가지로 그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그 역할에 대해 그들 나름대로 페르소나를 만들고 그 역할에 이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는다. 그 페르소나는 결국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그 디테일과 연기력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성동일이라는 배우에 굉장한 팬이다. 그는 그가 만든 페르소나에 감정 이입하여 그 입장에서라면 어떤 상황일 때 더 감정이 고조되고, 나라면 이랬을 거야 등의 상황을 만들고 연기를 한다. 그 페르소나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뛰어나지만 사람 자체에서 풍겨져 오는 사람 냄새나는 배우라는 점에서 항상 그를 응원한다.


어쨌거나 배우들은 항상 페르소나를 만들고 이입해야 하는 직업이라 누구보다 혼란스럽고 쉽지 않은 직업이라고 생각된다.



( 드라마 '추노'에 등장한 두 인물이 각자 해석한 페르소나의 디테일 )





# [스타트업] 서비스 이용고객 페르소나


스타트업에서도 서비스를 출시할 때 타겟하는 유저층의 한 인물을(나이, 성격, 직업, 특징) 임시로 설정하여 그들이라면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대할까에 대한 가설을 세우는 과정이 있다. 과학 실험하듯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나의 서비스에 대한 가설과 검증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페르소나 작업을 많이 해봤지만 이게 정말 필요할까? 그냥 멘땅에 헤딩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페르소나를 만든 유튜버들을 계기로 생각이 변화하게 되었다.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거기에 이입하여 실제로 어떻게 진행이 될까, 내가 이 사람이라면 정말로 어떻게 할까 또는 그 페르소나를 직접 찾아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파악함으로써 정말로 그 과정을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단계가 없을 수 없다.





# 유튜브 브이로그(Youtube Vlog), 페르소나


나는 나의 사생활, 나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나의 사생활을 담은 브이로그를 찍어볼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이면성을 가지고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나의 모습을 솔직하게 항상 표현하고 싶다. 페르소나를 만들어 나를 보호하는 것도 굉장히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만큼 똑똑하지도 않고, 화목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다. 때로는 넘어지는 모습도 보이고,  꾀죄죄해서 못생긴 모습도 보여주고, 투박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더라도 괜찮다. 그 모습이 내가 가진 진정한 페르소나인 것이고 이를 숨기게 된다면 나의 진정한 페르소나를 잃고 또 다른 페르소나에 지배당할 수도 있는데 나를 잃고 싶지 않다. 여러 개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면 현명하고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건 독자분들 각자의 판단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자극적임을 쫓기보다는 나를 다시 되돌아보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만 쫓아가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의외로 필자는 잔잔하고 차분한 스탠스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고 운동, 요리, 언어, 여행 등 다양한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관심사와 느린 스탠스를 가지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독자분들도 본인의 페이스를 만들어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