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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zzyhyun Jan 13. 2024

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55마디

Paul Gonsalves-Gettin' Together!


Artist - Paul Gonsalves


Title : Gettin' Together!


Record Date : December 20, 1960


Release Date : 1961


Label : Jazzland



Personnel 


Paul Gonsalves - Tenor Saxophone


Nat Adderly - Cornet(except 3,6&8 track)


Wynton Kelly - Piano


Sam Jones - Bass


Jimmy Cobb - Drums



Track Listing


1. Yesterdays


 D 페달을 사용한 8마디의 인트로 이후 저음역대의 테너 색소폰이 테마를 연주한다. 16마디가 지나고 나면 냇 애덜리가 코넷으로 폴 곤살베스의 테마 위에 가벼운 즉흥연주를 얹고 다시 16마디가 지나면 윈튼 켈리가 그 유명한 수정 같은 톤으로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냇 애덜리와 폴 곤살베스의 즉흥연주까지 멜로디를 담당하는 세션들은 모두 32마디의 원곡 길이를 완수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끼어드는 식으로 간섭하며 주고받는 듯한 모양새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시도는 리듬이나 즉흥연주가 식상한 방식으로 새어버리기 쉬운 스탠더드를 구성적인 측면의 신선한 접근으로 나름 산뜻하게 살려내고 있다.


2. J. and B. Blues


 기회가 된다면 지미 캅의 라이딩을 신중하게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지미 캅은 본 앨범 녹음 전 이미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에 참여하며 더더욱 입지를 공고히 한 전설적 드러머이지만 막상 오늘날까지도 그의 스타일이나 실력에 비해 분석과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 같지 않아 아쉬운 감이 있다. 지미와 동시대에 활약한 드러머들의 스윙과 비교해 보았을 때(맥스 로치, 엘빈 존스, 필리 조 존스 등) 그의 스윙과 컴핑은 다소 직선적이며 정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제되어 있다. 이런 특징이 그의 사운드를 젠틀하거나 혹은 쿨하게 만드는 듯하며, 오히려 밴드 사운드의 완성에 있어 유리하게 만든다. 그의 스윙 라이딩 위에서 윈튼 켈리와 샘 존스가 어떻게 그루브를 구축하는지 듣는 것도 본 앨범의 재미 중 하나다. 세 사람의 리듬 세션이라면 그야말로 호화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


3. I Surrender, Dear


 우리가 알고 있는 뮤지션들은 저마다의 개성적 사운드를 자신의 시그니처로 삼고는 한다. 보통 높은 평가를 받는 이들일수록 그 특징과 종류가 다양한 편인데, 그렇다면 이 앨범의 리더 폴 곤살베스는 어떠한가? 그에 대한 가장 친숙한 정보는 1956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27코러스 즉흥연주, 듀크 엘링턴의 평생 친구라는 점 정도일 뿐 막상 사운드에 대한 특징이나 기량에 대한 적절한 평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I Surrender, Dear'는 폴 곤살베스의 소리를 탐구하기 좋은 곡으로, 그는 블루지한 음색이 짙게 묻어나는 전형적인 테너맨과 부드러운 음량 조절에 능숙한 레스터 영의 이미지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 평생을 스윙하는 사람으로 산 사람답게 즉흥연주 멜로디를 아름다우면서도 친숙하게 쌓는데 능하며 박자를 적절히 밀고 당기는 데에도 머뭇거림 없는 솜씨다.


4. Hard Groove


 앞서 이야기한 곡에서 폴의 모습이 색소폰을 든 발라더였다면, 이 곡 ‘Hard Groove'에서는 비밥 랭귀지에 사로잡혀 드라이브하는 비바퍼의 면모가 엿보인다. 다만 그의 즉흥연주는 정석적이라고 할 만한 비밥의 언어와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멜로딕 커브(멜로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상행 또는 하행으로의 방향 전환)의 모습, 조성 안에서 밖으로 나갔다가 안으로 재진입하는 과정, 리듬의 사용 등이 그렇다. 폴 이후 이어지는 냇 애덜리의 즉흥연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윈튼 켈리는 그만의 전형적인 스윙과 어프로치를 유지하는 것으로 들리는데, 이는 다만 윈튼의 사운드에 익숙해진 필자의 탓일 수도 있다. 아래에 폴 곤살베스, 냇 애덜리, 윈튼 켈리의 즉흥연주 채보 파일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youtu.be/XMd8r4uF9pU


5. Low Gravy


 C# 마이너 키의 블루스로 지미 캅이 앞으로 대쉬하는 느낌의 오프 비트 하이햇을 연주하고 그 위에 윈튼 켈리의 블루지한 꾸밈음들이 밀도 있게 채워진다. 샘 존스의 워킹 베이스도 슬로우 템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함인 듯 섣부르게 리듬을 분할하지 않고 다소 정직하다고 할 만큼 4분 음표 위주의 라인을 연주한다. 무엇보다 폴 곤살베스의 연주는 업템포보다 슬로우 템포에서 매력을 수월하게 발휘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유의 톤과 더불어 여유로운 무드에서 풍겨져 나오는 그의 블로잉은 마이너 블루스에 최적화된 호흡과 전개를 들려준다.


6. I Cover the Waterfront


 냇 애덜리가 참여하지 않은 트랙 중 하나로 폴의 발라드를 테마부터 즉흥연주까지 가득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본 앨범의 녹음 연도는 1960년, 이미 비밥의 광풍이 한차례 몰아치고 지나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1930년대로 돌아간 듯 옛 스윙의 감흥이 흘러넘친다. 윈튼 켈리가 발라드에서 들려주는 특유의 더블 타임 솔로도 특기할 만한 지점.


7. Gettin' Together


 'Low Gravy'와 'I Cover the Waterfront'의 연속적 발라드 구간을 넘기고 나면 다시 비밥의 시대로 돌아오는데 그 포문을 여는 것은 냇 애덜리의 즉흥연주다. 코넷 소리를 트럼펫과 구분하는 것이 다소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애초에 코넷을 메인 악기로 사용하는 연주자의 수가 적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냇 애덜리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폴과 냇의 조합은 옛 향취를 품은 채 새 시대의 공기를 마시는 재즈맨들의 의기투합처럼 보여서 어찌 조금 애잔하게 보이기도 한다. 


8. Walkin'


 다른 트랙들에 비해 잼(연주자들끼리 즉흥적으로 합을 맞춰 연주하는 일)의 느낌이 강하다. 테마 연주를 한 번만 한 것(보통 블루스 곡은 테마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두 번 정도 반복해서 연주한다), 빠른 템포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느슨한 구석이 있는 폴의 즉흥연주 때문인데 원체 그의 연주 자체가 레가토를 빈번하게 사용해서 상대적으로 맺고 끊음의 맛이 모자라기도 하거니와 ‘끝!’이라고 외치며 고의로 라인을 제멋대로, 그러나 흥겹게 풀어헤치는 감흥도 느껴진다. 윈튼 켈리와 지미 캅의 즉흥연주도 그러한 느낌의 연장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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