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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작 Mar 28. 2023

학기초 학부모 상담 준비 TIP (학부모 ver) 2편

이것만은 하지 말자!

(이어서)



다만! 가끔 대화가 곁길로 새거나 알맹이 없는 상담으로 끝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질 수 있는데요. 그래서 써 보는 ‘이것만은 하지 말자’입니다.



1. 지나친 사담, 잡담, 지나치게 솔직한 이야기


아이와의 일화를 설명한다고 지나치게 솔직한 이야기나 잡담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시면 결국 시간만 들고 소득은 없는 상담이 되고 맙니다. 저는 몇 해 전에 가족 모두가 벽 없이 가까이 지낸다 하시는 부모님께서 성적 농담을 포함한 거침없는 가족 대화를 그대로 읊어주시는 바람에 정신이 혼미해진 적이 있었는데요. 가족끼리 마치 친구처럼 지낸다는 말씀을 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매우 친밀한 관계다’까지만 말씀해 주셔도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농담에서 쓰는 단어나 표현들이 학생 지도에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님이 자기 담임선생님한테 그런 이야기까지 했다는 걸 알면 결코 좋아하지 않아요....)



2. 자녀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발언이나 대안 없는 투덜거림


아이의 좋은 점을 많이 말씀해 주세요. 모든 아이에겐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에 대해 아쉬운 점 말하기 전에 장점 하나씩 꼭! 떠올려서 쏙쏙 끼워 넣어 주세요. 그게 빠지면 자칫 자녀에 대한 불만만 줄곧 늘어놓는 결과가 벌어집니다. 상담은 부모님이 굽이굽이 맺힌 한(?)을 푸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 지도를 위한 시간입니다. 학생 지도에 도움이 되는, 또는 학생 지도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세요.


또한 상담에서는 학교생활과 동떨어진 내용에 포인트를 잡으면 대안 없는 투덜거림이 되어 버립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주말만 되면 낮 12시까지 늦잠을 자서 마음에 안 든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걸 학교 상담에서 선생님께 전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 부모님 마음은 언짢고 나아가 타들어 갈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그 부분은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노력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물론 선생님께서 관련해서 훈화 말씀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물음표입니다)



3. 자신의 아이를 특별대우해 주기 바라는 의도 보이기


가정에서는 둘도 없이 소중한 한 아이지만 학교는 집단생활을 하는 것이고 여럿이 동등한 존재입니다.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알고 지킬 것을 지키며 약속과 규칙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우리 아이는 귀한 아이이므로 특별히 대우해 주세요’라는 의도를 비추시면 안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우리 아이는 내성적이고 말하는 걸 싫어하니까 발표 수업하지 말아 주세요.”(X)


수업은 선생님께서 교육과정에 따라 설계 및 실행하시는 부분으로 부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면 분위기가 굉장히 이상해질 겁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해 보세요.


“우리 아이는 내성적이라서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어려워해요. (아이의 성향 전달하기) 혹시 발표 수업이 있다면 준비 시간을 충분히 주시면 잘할 수 있어요.(아이 능력을 미리 깎아내리지 않기, 부모님이 생각하는 대안 제시하기)


그리고 아래 내용들도 안 되는 거 아시죠?

제가 들었던 말 중에 3번에 해당하는 것들을 몇 개 써 봅니다.


“사내애가 담배 한 번 펴 볼 수 있는 거죠. 따로 지도하지 마세요.” (교칙입니다..)

“우리 아이는 길을 잘 못 찾으니까, 체험활동 갈 때 대신 길 찾아 줄 비서 한 명 붙여 주세요.” (같은 반 학생끼리 누가 누구의 비서가 될 수는 없습니다)

“00이는 태어나서 청소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요. 교실 청소 시키지 말아 주세요.” (주변을 정돈하는 것도 배움입니다)



물론! 이런 것은 됩니다. 꼭 말씀해 주세요.


“아이가 시력이 약해서 안경을 써도 잘 안 보여요. 앞자리에 앉게 해 주시면 좋겠어요.” (네, 당연히 자리 배치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4. 상대를 무시하거나 불신하는 느낌을 팍! 주는 말들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불신하는 발언이 나온다면 분위기가 좋을 수 없겠지요. 대놓고 하시는 분은 드물지만 아주 없지 않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은 팀이 되어야 해요.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요. 상담 중에 날카롭게 경계하며 ‘제대로 못하면 큰일 날 줄 알라’는 식의 은근한 언질을 받을 때면.. 참 가슴이 아픕니다.. 학기 초 상담에서 그러실 필요 없어요!


특히, 이런 말은 삼가셔야 합니다.


“우리 애 아빠가 성질이 있어서 애 잘 못 되면 가만 안 있어요.”

“선생님 보니까 나이도 어리신 것 같은데~ / 아이를 안 키워 보신 것 같은데~ ”

"작년 담임선생님은 별로였는데 올해는~"


절대 노노! 학기 초 상담 자리는 물론이거니와, 이후 교내에서 선생님을 다시 뵐 일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필요한 말이에요. 아무 기능이 없는 말들입니다.



5. 질문이나 말할 거리를 전혀 준비하지 않음


이건 설명이 필요 없겠죠? 상담을 신청하신 이유를 떠올리고 거기에 맞는 말하기를 몇 개 준비해 주세요. 학기 초 상담은 학생에 대해서 알려주는 자리임을 아신다면 금세 말할 거리가 떠오르실 겁니다!




그럼 정리해 볼게요.

2편에 나누어 쓴 말들을 종합해서 알맹이 있는 상담을 위한 최종 팁을 정리합니다.



이렇게 하자!


1. 아이의 성향과 장단점 정확히 전달하고 선생님이 해 줄 수 있는 부분 부탁드리기


- "~라는 칭찬을 받으면 좋아해요. 칭찬 많이 부탁드려요."(O)

- "인정 욕구가 강해서 선생님께서 북돋아 주시면 더 잘할 거예요."(O)

- “00 학교 진학을 희망해요. 아이 공부하는 것 한 번씩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O)



2. 집에서는 하나뿐인 소중한 아이지만 학교에서는 집단 구성원 중 하나라는 점을 유념하여 그 속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방법 고민하여 전달하기


: 언제까지 어른이 대신해 줄 순 없어요! 나이에 맞는 자율성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한 성장 목표예요.



3. 선생님을 한 팀으로 인식하고 바람직한 성장 방향 공유하기


: 한쪽 바퀴로 멀리 갈 수는 없어요. 학교에서 가정에서 함께 가 주셔야 해요!




학기 초 상담에 많은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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