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진
재환
가을이면 우리모두 사진전문가가 된다
알코올 중독에 걸려 손을 떨지라도
사진에게 실패 란없다.
이별 기념사진도 더 진지하게 찍히고
몰래 흘리고 있는 눈물도 당기면 얼룩마저 보인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어설픈 사랑은 머지않아 들통이나고
점점 다가갈 곳이 없다
두근거림도 수치로 나타나고
몇시부터 얼마나 걸어 찾아왔는지 다 보인다
이제 솔직해지는 밖에 없다
모두들 배우가 되어 카메라 앞에서야 한다
난 삼류 배우조차도 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난 사진보다 글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내글은 그래서 곱씹어 볼수록 구수하다
그리고 저녁이 될수록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