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날이 많이 더워졌다. 본격적인 더위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지만 낮에는 반소매 옷만 입고 활동하기에 충분한 날씨이다. 보통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은 여름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 노출의 계절이 오니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몸매를 가꾸기 시작한다. 누구는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고 또 누군가는 필라테스나 복싱을 배우기도 한다.
이런 스포츠 활동을 할 때 우리는 각각의 특성에 맞는 운동복을 입는다. 전문적인 의류를 입는 경우도 있고 그냥 편하게 트레이닝복을 입는 경우도 있다. 자연스럽고 편한 면티셔츠를 즐겨 입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거의 모든 스포츠나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많이 입는 옷이 있다. 바로 레깅스다. 딱히 실내외를 구분하지 않는다.
우리가 레깅스를 지금처럼 자주 입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어떤 옷과 비교를 해보아도 여러 가지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는 흔히 TPO라는 영문 약자를 쓴다. 시간을 뜻하는 Time 장소를 의미하는 Place 그리고 상황을 뜻하는 Occasion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이나 상품을 개발하거나 연구할 때 이 TPO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바로 이런 TPO를 기준으로 레깅스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다른 어떤 의류와 비교해도 그 사용하는 시간이나 장소 그리고 상황이 월등하게 많다.
우리가 하루 중 집에 있을 때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하던 운동복처럼 집에서 입는 경우도 많고, 운동이나 스포츠 활동을 할 때도 레깅스를 즐겨입니다. 또한 요즘에는 실내복과 외출복의 경계가 애매해진 트렌드를 반영해서 외출할 때도 레깅스를 입고 집 밖에 나간다. 산에 갈 때도 레깅스를 입고 트레킹이나 산책을 할 때도 레깅스를 선택한다. 최근에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클라이밍을 할 때도 레깅스를 입는다.
처음에 우리가 레깅스를 접했던 시기에는 그 대부분의 사용자는 여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남성들도 레깅스를 꽤 많이 입고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입으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레깅스이지만, 아직도 레깅스를 입기에 소극적이거나 주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레깅스만 입었을 때 그 적나라하게 몸매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민망함 때문이다. 레깅스는 입고 싶지만 레깅스만 단독으로 입기에는 부끄럽고, 이런 사람들은 레깅스를 입고 그 위에 짧은 반바지나 숏츠를 레이어드 해서 입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스타킹이나 타이즈는 예전부터 익숙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레깅스를 접했고 또 그 이후에 조거팬츠를 받아들였다. 사실 타이즈와 레깅스 그리고 조거팬츠는 그 차이점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름이 다른 것처럼 그 디자인과 쓰임새가 다른 의류이다.
우리가 남녀노소 누구나 공통적으로 매일 접하는 옷이 과연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보면 딱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바로 면 티셔츠이다. 디자인과 컬러 소재 등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옷이다. 그런데 그런 거의 유일한 국민 의류인 면 티셔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에게 인기를 끄는 옷이 레깅스라고 생각을 한다. 레깅스를 판매하기 시작해서 잘 알려진 스포츠 의류 브랜드가 여러 개가 있고 기존에 레깅스를 안 만들던 아웃도어나 스포츠 의류브랜드도 앞 다투어 레깅스를 만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보면 레깅스가 진짜 위대한 옷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한 때 레깅스를 외출복으로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사회적 이슈로 만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가십거리들은 예전의 이야기들이다.
소재나 길이 그리고 디자인 그리고 상황에 따른 기능이 다른 수많은 레깅스가 출시되고 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입을 수 있는 레깅스 하나쯤은 당장이라도 우리가 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