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공방에서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체험을 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향기를 섞는 일이 아니라, 그간 잊고 지냈던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탑, 미들, 베이스 노트의 향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때로는 본연의 향이 희미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기도 하는 모습이 꼭 우리네 삶 같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향수를 사랑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은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이미 완성된 향수를 고르는 일에만 머물러 있었죠. 한 번 마음에 든 향이 있으면 십 년 넘게 그것만 고집할 정도로 변화보다는 익숙함을 선호했습니다.
긴 시간 사회생활을 하며 나이를 먹어왔지만,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는 ‘일’이라는 영역을 벗어났을 때,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좋아하는지, 어떤 순간에 어린아이 같은 기쁨을 느끼는지 여전히 잘 모른다는 사실을요.
집을 지으며 제가 인테리어라는 창조적인 작업에 큰 흥미를 느낀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듯, 이번 조향 체험은 각각의 향이 지닌 오묘함과 그것들이 섞였을 때 피어나는 조화로움에 눈을 뜨게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들이 참으로 소중하고 기쁩니다. 그리고 평화롭습니다. 오늘도 저는 조금 더 저다운 향기를 찾아 한 걸음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