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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이야기꾼 Dec 14. 2023

동물 해방과 인간 해방

영화 옥자 리뷰


영화 옥자의 포스터


인간은 잔인하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어쩌면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아마 이러한 폭력성과 잔혹함 이지 않을까?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폭력과 잔인함의 연속이었다. 그 대상은 인류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동식물을 비록한 이 지구에 생존하는모든 존재들에게 영향을 줄 정도 였으니까.


이 영화에서도 인류의 잔인한 폭력성이 여지 없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하나로 포괄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며 장소 또한 가리지 않았다. 미란도 주식회사의 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동물해방전선이라는 단체 또한 폭력으로 다른 폭력을 막으려고 하고 그 폭력을 또 막기 위해 블랙초크는 더 큰 힘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듯 인간은 언제나 폭력으로 역사를 이끌어 왔고 그 힘을 가진 자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가!

하지만 신기한 사실은 이런 폭력의 방향성이다. 항상 인간의 폭력은 강한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듯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슈퍼 돼지들(물론 물리적인 힘은 가장 쌔지 않을까..)과 한 여자 아이다. 


 이득을 취하려는 강한 집단들의 싸움에서 피해자는 언제나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약자들이었다. 전쟁, 내전, 기아 심지어 자연 재해까지도 폭력의계급을 나누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생활에서도 수없이 많은 약자(장애인, 노인, 아동, 성소수자, 외국인 노당자, 동물 등등)들이 권력자들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 영화가 그런 사회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한 가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산속에 미자의 가족들의 삶이다. 유일하게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 곳 약자와 강자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누구나 동등한 지휘를 가지고 있는 곳(미란도 회사 직원들이 어떻게 돼지를 이렇게 잘 키웠냐는 말에 그냥 풀어줬다가 그런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지 않을까...)이 바로 이 산 속이다. 그리고 이 산속에 있지 못 할 때 미자와 옥자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연대의 힘이지 않을까(약을 투여한 상황임에도 미자의 속삼임을 인지하는 옥자의 모습처럼) 그리고 그들이 그런 죽을 힘을 다해 얻고자 했던 것은 그저 평범함 일상이었던 것이다. "그냥 산으로 돌아갈래요"의 의미는 단순히 공간적인 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하는 의미가 아니다. 폭력이 없는 곳,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고 그런 권리를 모든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곳. 아마 미자가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는 그런 의미였던 것 같다.


함께한다는 가치의 중요성



봉준호 감독님은 어쩌면 이런 불평등한 세상의 구조를 영화를 통해 내포하려는 것 같다. 기생충에서도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의 간극을 통해, 설국 열차에서는 기차의 칸막이를 통해 그리고 옥자에서는 다양한 집단들의 이익의 충돌을 통해 어쩌면 봉준호 감독은 계속해서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성공하는 이유는 아마 현실이 영화 못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오늘도 누군가는 힘이 없어 지속적으로 착취를 당할 수도 있고 또 어디선가 대량살상 되고 있는 수 많은 동물들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나도 비건은 아니다.(노력하고 싶지만 이 영화를 보고 망설이기는 했지만 바로 맛있게 고기를 먹는 내 모습을 보고 바로 깨달아 버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작은 노력으로 불평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결국 미자와 옥자가 해방했듯이 동물들을 해방하고 넘어서 이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인간들도 해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을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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