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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이야기꾼 Dec 17. 2023

밤은 진실한 철학의 시간이다.

책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 책> 리뷰

“밤은 진실한 철학의 시간이다”

이 책 표지의 나오는 문장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저 문장에 대해 완전히 동의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이책이 정말로 진실한 밤만을 위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들고 고된 하루를 끝내고 난 뒤 잠들기 전에 읽기에는 너무나 치열한 책이었고, 하염없이 다정한 책의 느낌보다는 냉정하고 차가운 책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던지는 가벼운 질문들을 통해서 다양한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렵고 한 없이 멀어만 보였던 철학이 마치 방구석에서 같이 떠드는 친구처럼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철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상에서의 궁즉통은 이런 것이지 않을까?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바로 궁즉통(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이라는 개념이다. 주역의 한 구절로서 인간은 하늘이 무너져야만 사력을 다해 솟아날 구멍을 찾는 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나는 이 개념을 닥치면 다하게 되어 있다로 더 다가왔다. 즉 인간은 절망과 위기 속에서 사고의 비약을 이루며 한층 성장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절망과 위기 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한계 혹은 장애물을 뛰어넘을 시도 조차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러한 말이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말하는 것일지도. 



괴로운 나의 상황 뒤에 언제간 추억으로 남겨질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뒤이어 야스퍼스라는 학자는 절망을 찬양하는 자로서 누구나 스스로가 그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초월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에서 언급한 것 처럼 돌아보면 어렸을 적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한계들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니면 현재 내 상황과 목적 없는 삶이 절망이라서 이런 메시지가 위로가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나보면 다 추억이더라라는 상투적인 말처럼 시간이 이 모든 것을 해결주지 않을까 라는 수동적인 마음을 가지며 오늘 밤을 지새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다짐하게 되었다.



이외도 니체, 라이프니츠, 데카르트, 등 이름은 들어보면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급격하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현대 사회가 놓치고 있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저자의 서문처럼 


결국 그들도 우리처럼 밤새 소심한 존재들이었다는 것을…

그 시대 철학자들도 수 많은 별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지난 일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 없이 불안한, 마음이 공허한, 나만 불행한 것 같은, 이것 저것 따지기 피곤한 수많은 밤들을 되돌아 볼수 있었던 오늘 밤, 내일 뜨는 해를 기다리며 어렵게 잠을 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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