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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이야기꾼 Dec 27. 2023

우리 삶의 파프리카 한 조각

영화 <파프리카> 리뷰

비타민 끝판왕이 아닌 영화 파프리카

이 영화는 제목과는 다르게(파프리카 하면 어렸을 때 그저 굉장히 먹기 싫은 음식, 지금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의아하고 난해한 내용의 작품이었다. 인셉션의 원작인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를 기반으로 나름의 세계관이나 철학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의 곤 사토시 감독의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하는 만큼 기대되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언급 했던 것처럼 위 영화는 현실과 꿈이 뒤죽박죽 섞이면 명확한 구분이 있던 두 세계가 혼라스러워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파프리카 주요 인물 치바 이츠코

등장인물인 치바 이츠코는 낮에는 정신과연구소 관리자, 밤에는 천재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토키타가 발명한 'DC미니'라는 타인과 꿈을 공유해주는 장치를 이용해 심리치료를 해주는 파프리카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던 중, 제어장치를 달지 않은 DC미니의 프로토타입 3개가 도난 당하면서 도난 당한 DC미니를 이용한 공격이 발생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세계는 점점 현실과 꿈이 섞이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문화 지체 현상-비물질 문화가 물질 문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

이 영화를 통해 다시한번 기술의 한계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질문명의 변화에 비해 비물질, 정신적 문화 요소의 변동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화지체 현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일 것이다. 악용의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는 기계의 제작은 바람직한 것인가? 그리고 그 후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기계가 가져올 파급력이 정확히 예측되지 않는 상태에서 섣부른 개발은 위험한 발상이지 않나? 라는 질문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물론 물질로 인한 부작용은 물질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물질을 사용하는 인간의 책임이 제일 큰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기술개발 그 자체와 윤리는 구분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해야할 것으로 여겨 진다.


두번째로 흥미로운 점은 바로 현실을 통해 심리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꿈을 통해 치료가 진행되는 매커니즘이었다. 물론 의학적 지식이나 심리학적 지식은 전혀 없지만 과연 꿈에서 그런 치료들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물론 오늘날에도 최면 치료라는 분야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면 치료보다는 전문적인 의료기관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과연 무의식의 치료법이 의식적인 나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인셉션의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흥미롭게 본 영화였다. 무엇보다도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기술과 윤리라는 영역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준 것 같아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2008년에 개봉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특히 인셉션의 모티브가 된 영화인 만큼 굉장히 비슷한 점도 있지만 파프리카만이 주는 강렬한 메세지가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논점들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였지만 마지막으로 이 대사가 이 영화가 주고 싶은 메시지인 것 같다. "그림자에겐 빛, 꿈에겐 현실, 죽음에겐 삶, 남자에게는 여자" 누구나 트라우마를 가지며 살아갈 수 있고 상처를 받을 수 있다. 파프리카는 그러한 상처를 만져주며 회복할 수 있는 어쩌면 도피처 이자 마지막 희망이지 않았을까. 결국에는 오늘 날 우리는 살아가는 일상 가운데 파프리카 한 조각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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